추미애 법무장관과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서울소년원에 방문해 세배를 받고 있다.

법무부가 운영하는 유튜브·페이스북 등 각종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에 최근 한 영상이 올라왔다. 추미애 법무장관과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지난달 25일 서울소년원을 찾아 재소자들을 만나는 내용의 ‘라이스 투 미트 추(RICE TO MEET CHOO)’ 영상이다. 장관과 차관이 재소자에게 세배를 받는 모습이 담긴 이 영상을 놓고 "도가 지나친 홍보 영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상에서 추 장관과 김 차관은 ‘엄마 장관’과 ‘아빠 차관’을 자처한다. 추 장관은 "소년원 학생들이 부모님께 세배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며 "제가 어머니 역할, 차관님이 아버지 역할을 하며 고향에 있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새해를 시작하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소년원 재소자들은 이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절을 했다. 추 장관과 김 차관은 ‘세뱃돈’으로 햄버거 교환 쿠폰이 든 봉투를 줬다. 김 차관은 "내가 악수를 하고 뭘 주면 그 사람들이 꼭 잘 되더라"며 "오늘 내가 여러분하고 손도 잡고 선물도 줬으니까 진짜 잘 될거야"라고 덕담도 건넸다.

추 장관과 김 차관은 이후 재소자들과 떡국을 먹었다. 추 장관은 "인생은 배움과 시련과 선택의 연속"이라며 "여러분이 어떤 사정으로 이곳에 있든 ‘나에게 좋은 기회로 반전시키겠다’는 각오를 새해에 가지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 발을 내딛는데 누군가 손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할 때, 제가 생각난다면 불러주시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장관이기 전에 저도 엄마입니다. 야단칠 건 야단치고 가르칠 건 가르쳐서 엄마 품으로 돌려보내겠습니다’라는 자막이 붙었다.

일각에서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 자신의 홍보를 위해 ‘지나친 연출’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소년원 재소자를 장관 홍보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지지자들이 주로 찾아보는 유튜브 등에는 호의적인 댓글이 달렸지만, 다른 온라인 공간에서는 "명절에 군부대 방문하는 정치인과 다를 게 없다" "(햄버거 쿠폰 주는 장면을 보면) 아이들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법이 정한 죗값을 치르고 있는 사람들이 공무원들에게 절까지 해야 하느냐"는 반응들이 나왔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일선 교정 현장을 둘러보고 격려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재소자들에게 굳이 세배 받는 연출까지 했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어린 재소자들에게는 인격적으로 상처가 됐을 수도 있다"면서 "정부 홍보도 중요하지만 교정을 위한 섬세한 배려가 아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