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서 법무·검찰개혁위 활동한 김용민은 '조국 저격수' 野주광덕 지역구 전략 공천
'조국 백서' 필진 김남국은 조국 임명 반대한 與금태섭 지역구에 공천 신청할 듯

'조국백서' 필진인 김남국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갑 선거구에 공천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 안에서 '조국(曺國) 대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서울 강서갑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민주당 금태섭 의원 지역구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경기 남양주병에 조 전 장관과 가까운 김용민 변호사를 전략공천했다. 이 선거구 현역 의원은 조 전 장관 일가(一家) 비리 의혹을 집중 제기한 미래통합당 주광덕 의원이다. 대표적인 '친(親)조국' 인사가 '반(反)조국' 현역 의원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민주당 안에서도 "핵심 지지층들은 환호하겠지만, 중도층 표심이 달아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용민(왼쪽 세번째) 변호사, 김남국(왼쪽 첫 번째) 변호사가 지난 7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 번째는 최민희 전 의원, 오른쪽 첫 번째는 윤호중 사무총장.

민주당은 전날 김용민 변호사를 경기 남양주병에 전략공천했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인 김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이 현직으로 법무부에 있을 때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조 전 장관이 짧은 재임 기간에 내놓은 형사사건 공개 금지 규칙, 직접수사 부서 축소·폐지 등이 김 변호사가 활동한 법무·검찰개혁위에서 나왔다.

김 변호사의 맞상대는 미래통합당 주광덕 의원이다. 검사 출신인 주 의원은 작년 8~9월 국회 인사청문회 때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사모펀드 의혹 등을 폭로했다. 주 의원은 당시 조 전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팀장(검사)과 통화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검찰이 주 의원과 내통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가했다. 주 의원을 4월 총선에서 잡기 위해 조 전 장관 밑에서 일한 김용민 변호사를 '자객 공천'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2019년 9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금태섭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지난 7일 김용민 변호사와 함께 민주당에 입당한 김남국 변호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서울 강서갑 출마를 선언하고 민주당 공천관리위에 강서갑 공천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갑 현역 의원은 금태섭 의원이다. 이곳에 '조국백서' 필진인 김 변호사가 공천을 신청하겠다는 것은 결국 '금태섭 제거'를 목표로 나선 것이란 말이 나온다. 김 변호사는 앞서 강서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부적격 판정을 받아 출마를 포기한 정봉주 전 의원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 의원은 작년 9월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는 학벌이나 출신, 진보적인 삶을 살아왔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는 것이 아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언행불일치 때문"이라며 조 전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공수처법 국회 표결 때 '찬성' 당론과 달리 기권했다. 이런 금 의원에 대해 정봉주 전 의원은 "빨간 점퍼(한국당을 의미) 입은 민주당 의원"이라고 공격했다.

대표적인 친(親)조국 성향 변호사 두명이 조 전 장관에 비판적인 여야의 현역 의원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지자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선거 프레임이 '친조국 대(對) 반조국'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2019년 9월 6일 오전 미래통합당 주광덕 의원이 국회 법사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당장 두 김 변호사가 금·주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던지고 나오자 친문(親文) 성향 강성 지지자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전체 선거 판도를 놓고 보면 민주당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김용민·김남국 변호사가 민주당 공천을 받게 될 경우 '제2의 조국대전'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현실감각을 잃었다.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고발을 취하하면서 저격하고, 금 의원을 겨냥한 자객공천을 하는 등 밖에서 보기에 이해하기 힘든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남국 변호사를 향해 "조국의 대국민 사기극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아는데, 그 사기극을 벌인 공로로 자객 공천을 받는가"라며 "앞으로 민주당 자폭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