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례 최대 정치 이벤트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된다. 양회 연기는 지난 1978년 중국 개혁개방 이후 4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 신화통신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오는 24일 열리는 상무위원회에서 제13기 전인대 제3차 회의 연기 결정 초안을 심의해 통과시킬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원래 전인대는 다음달 5일 열릴 예정이었다.

회의가 얼마나 연기될 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베이징 소식통은 2주 정도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3월 베이징에서 열린 전인대 개막식. 전인대 개막을 시작으로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시작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전인대 상무위원회 위원장회의에서는 "코로나19 예방·통제 업무에 집중하고 인민의 생명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시하기 위해 회의 연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인대와 마찬가지로 자문기구인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도 이날 전국정협 주석회의를 열어 13기 전국정협 제3차 회의를 연기하는 것을 검토했다고 중국중앙방송(CCTV)이 보도했다.

3000명의 전국인민대표 상당수가 각 지역 지도자로서 방역 작업의 일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고, 양회에 참석하기 위해 5000명 이상이 베이징으로 집결하면 코로나19 전염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인대는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고, 정협은 국정 자문회의 격이다. 전인대 행사를 통해 중국은 지난해의 국정 상황을 점검하고 새해의 국정 방침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한다. 중국은 문화대혁명 이후인 1978년부터 매년 양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양회 일정이 늦춰진 사례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