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화'로 촉발된 탄핵 사태로 혼쭐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통화할 때 사람들이 엿듣는 관행을 완전히 끝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대통령과 외국 정상의 통화에는 통상 수십 명의 백악관 직원들이 참여한다. 국무장관 등 고위 참모진은 대통령과 같은 곳에서, 다른 실무자는 상황실에서 통화를 청취·기록한다. 여느 민주주의 국가의 정상들도 중요한 외교 통화는 이런 식으로 한다.

트럼프가 불만을 품은 건 지난해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탄핵을 촉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어 9월 익명의 내부 고발자가 '트럼프가 젤렌스키 통화에서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에 대한 수사를 종용했다'고 폭로,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시작됐다. 통화를 직접 들은 이 중 국가안보회의(NSC) 소속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이 의회의 탄핵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트럼프가 단독으로 외국 정상과 통화해도 법적 문제는 없다는 게 백악관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