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2월 중순, 간헐적 추위는 있지만 대지의 기운은 봄을 향하고 있다. 코끝에 와 닿는 바람도 한결 부드럽다.

◇여수 오동도. 동백꽃을 줍고 있는 여행객의 모습.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여파로 바깥활동이 크게 위축된 요즘, 도통 계절의 변이를 느끼기 힘들다는 게 이구동성이다.

◇통장어탕

때문에 마냥 실내에만 머무르는 것도 답은 아닐 듯 싶다. 대자연을 찾아 새 생명과 약동하는 기운을 함께 나누자면 심신에 활력을 더할 수 있게 된다.

동백꽃

이무렵 훈풍이 스치고 지나간 잿빛 대지는 예외 없이 생명의 기운이 꿈틀댄다. 이맘때 여행지로는 어디가 적당할까?

◇남도의 한정식

우리의 몸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 넣어줄 수 있는 곳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즈음엔 남쪽이 정답이다.

◇지심도 동백

남녘에는 요즘 동백, 수선화, 복수초 등 화사한 봄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고 있다.

◇외포의 대구탕

그중 이맘때 꽃구경으로는 동백꽃이 으뜸이다. 선홍빛 꽃잎이며 초록의 강건한 잎새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생기가 넘쳐난다,

◇ '바람의 언덕'의 동백 낙화

동백꽃의 매력은 낙화(落花)에도 있다. 붉은 카펫을 펼쳐 놓기라도 하듯 탐스러운 꽃송이가 흩뿌려져 있는 모습이란 활짝 핀 자태 못지않다. 글·사진=김형우 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동백꽃의 매력은 낙화(落花)에도 있다. 흩뿌려져 있는 모습이 활짝 핀 자태 못지않다. 동백나무가 유독 사찰 주변에 많은 이유가 있다. 동백의 낙화는 '제 아무리 화려했던 삶도 찰나에 지고 마는 것이 인생'이라는 불가의 가르침과 상통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강진 백련사 부도탑 주변에 떨어진 동백꽃.<사진=김형우 관광전문 기자>

◆오동도(전남 여수)

2월 중순, 전남 여수에 위치한 동백섬, 오동도를 찾으면 동백꽃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오동도의 동백(冬柏)은 말 그대로 겨울에 꽃을 피운다. 봄에 꽃망울을 터뜨리는 마량, 선운사의 춘백(春栢)과는 또 다르다. 12월부터 꽃망울을 맺기 시작해 겨울을 지나 이듬해 2~3월 절정기를 맞는다.

겨울 시즌 오동도는 초록의 동백숲과 푸른 바다가 조화를 이뤄 생기가 넘친다. 여수 신항에서 760m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에 놓인 섬으로, 방파제 길을 지나 섬에 들어서면 먼저 푸른 동백 숲이 눈에 들어온다.

오동도는 면적이 12만 2100㎡의 아담한 규모이지만 그 속은 옹골차다. 아기자기한 '봄동산'이 펼쳐져 있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2㎞의 산책로에서는 숲과 바다를 교차하며 용굴 등 한려수도의 비경을 만나게 된다.

수백 년 수령의 동백 4000여 그루가 하늘을 뒤덮고, 키를 훌쩍 넘어 터널을 이루는 산죽 길도 운치 있다. 산책로 주변에는 난대 수종이 밀생하고 있다. 구실잣밤나무, 돈나무, 후박나무 등 상록활엽수와 해송, 그리고 이순신 장군이 화살을 만들어 썼다는 키 작은 대밭(신이 대)도 펼쳐져 있다. 산책로 곳곳에 흩뿌려진 동백꽃송이도 아름답다. 하지만 낙화한 꽃송이를 바라보자면 그 애잔함은 어쩔 수가 없다. 동백 낙화는 3월이 가까울수록 화려함을 더한다. 동백 숲 한가운데 서 있는 하얀 등대도 운치 있다. 등대에는 전망용 엘리베이터가 있어 동백 숲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오동도는 동백 일색이다. 그럼에도 오동도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섬의 생김새가 오동나무 잎을 닮았기 때문이다. 오동도 초입 이순신광장에는 맛집과 카페가 들어서 있다. 또 이순신장군 동상과 더불어 내부를 구경할 수 있는 거북선도 전시돼 있다.

한편 여수의 동백 감상지로는 거문도 수월산도 빼놓을 수 없다.

여수의 명물을 꼽자면 향일암도 빼놓을 수가 없다. 돌산도 금오산 벼랑 위에 걸린 백제 고찰 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라는 이름 그대로 절 앞마당에서 남해의 아름다운 일출을 마주할 수 있다. 낮이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푸르른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절집에 들어서려면 일단 커다란 두 개의 바위로 이루어진 석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범상치 않은 느낌부터 들게 한다. 향일암은 낙산사의 홍연암, 남해 금산의 보리암, 강화도의 보문암과 함께 4대 관음 기도처로도 꼽힌다.

▶미식거리

갯장어는 여수의 대표 미식거리다. 바닷장어는 민물장어와 달리 개흙 냄새가 나지 않고, 살집도 깊어 식감이 좋다. 주로 구이나 탕으로 끓여 먹는데, 여수 토박이들은 두툼한 장어를 토막 내 된장을 풀고 시래기 등과 함께 푹 끓여낸 통장어탕을 겨울철 최고의 보양식으로 친다. 부드러운 육질에 구수한 국물과 시래기의 식감이 일품이다.

◆백련사 동백숲& 다산초당(전남 강진)

남도의 동백 명소 중 분위기로 치자면 강진 백련사와 다산 초당을 꼽을 만하다. 수천그루 동백이 군락을 이룬 초록의 동백숲속으로 빠져 들자면 계절의 변이는 물론 붉고 싱싱한 봄기운에도 흠뻑 젖어들 수 있다.

전남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만덕산 자락에 파고든 신라고찰 백련사에는 300~500년 수령의 아름드리 동백 7000여 그루가 빼빽히 숲을 이루고 있다. 하늘을 뒤덮은 동백숲에 붉은 동백꽃이 활짝 피어날 즈음이면 숲에서 내려다보이는 강진만의 푸른 바다와 천년세월을 품은 사찰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 이처럼 동백나무가 유독 사찰 주변에 많은 이유가 있다. 동백의 낙화는 '제 아무리 화려했던 삶도 찰나에 지고 마는 것이 인생'이라는 불가의 가르침과 상통하기 때문이다.

절집 최고의 동백꽃 감상 포인트로는 사찰 한 켠에 자리한 부도탑군락지를 꼽을 수 있다.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떨궈낸 낙화가 부도탑 주변을 마치 붉은 카펫처럼 수놓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뿐만 아니라 사찰 입구에서부터 경내까지, 그리고 가람에서 다산초당에 이르는 오솔길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동백나무가 밀생해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돼 있는 아름다운 숲길이 이어진다.

특히 이 숲길은 '천주학쟁이'로 몰려 유배 중이던 다산 정약용과 백련사 주지 혜장선사가 오가며 학문을 나눴던 길로도 유명하다. 동백 숲에서 산허리를 몇 굽이돌면 정약용 선생이 유배생활을 했던 다산초당이 나선다.

기암괴석이 명멸하는 절경은 아니지만 800m 길이의 '다산 오솔길'은 기분 좋은 느낌이 물씬 배어나는 편안한 숲길이다. 백련사와 다산초당을 품은 만덕산(408m)은 예로부터 야생 차나무가 지천이었다. 강진에서만 18년 유배생활을 보낸 정약용이 자신의 호를 다산(茶山)이라 한 연유도 여기에 있다.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며 걷기에 적당한 흙길 양옆으로는 야트막한 키의 야생 차나무 자생지가 줄지어 이어진다.

고갯길을 넘어서자면 등이 꼽꼽해지고 이내 강진만의 부드러운 해풍이 이마의 땀방울을 시원스레 닦아준다. 남해의 풍광이 한눈에 펼쳐지는 지점에는 '천일각(天一閣)'이라는 정자가 서 있다. 다산이 고향과 가족을 그리고, 특히 함께 유배돼 흑산도로 간 형 약전을 그리워했던 곳이다.

천일각 아래 솔숲에는 다산초당이 있다. 다산이 강진 유배 18년 중 10년을 머물렀던 곳으로, 후학도 양성하고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 등 500여 권의 방대한 서적을 저술한 조선 실학의 산실인 셈이다.

▶미식거리

강진에서는 그야말로 떡벌어진 밥상을 받을 수가 있다. 강진은 풍부한 해산물과 들녘의 푸성귀가 어우러진 한상 차림의 한정식이 유명하다.

한결같이 깊은 맛을 지닌 수십 가지의 음식이 한상 가득 오른다. 강진 읍내 등 곳곳에 한정식집이 성업 중이다.

◆지심도(경남 거제)

거제의 대표적 봄꽃으로는 동백을 빼놓을 수가 없다. 선홍빛 두툼한 꽃송이와 짙은 초록의 잎사귀가 화사하고도 강건한 자태를 뽐낸다. 동백은 감상만으로도 건강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거제의 동백 감상 포인트로는 학동, 지심도 등을 꼽을 수 있지만 '바람의 언덕'도 나름 운치가 있다. 특히 이즈음 아름드리 동백나무 그늘 아래 들어서면 아이 주먹만 한 두툼한 낙화를 감상할 수 있다.

거제의 동백 군락지 중에서 지심도는 트레킹을 겸한 동백꽃 감상에 나설 수 있어 인기다. 거제 장승포항 지심도터미널에서 도선을 타고 15분이면 지심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2~3월 지심도는 온통 동백꽃 천지다.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루며 멋진 트레킹코스가 펼쳐진다. 지심도 정상부근에 서면 푸른 바다건너 불어오는 봄날의 미풍 속에 상춘을 즐길 수 있다. 거제도 본 섬도 봄기운을 느낄만한 여행지가 즐비하다. 학동 몽돌해변 인근의 동백 숲, 해금강과 바람의 언덕 아래 펼쳐진 절경, 그리고 여차-홍포마을의 오프로드 길 등 들를만한 곳이 빼곡하다.

▶미식거리

겨울철 거제의 빼놓을 수없는 미식거리가 있다. 대구다. 큼지막한 대구를 토막 내고 무와 대파를 넣고 끓여낸 말금-칼칼한 대구탕의 시원한 국물 맛은 그 어떤 생선국과도 비교할 수 없다. 유독 겨울 대구가 맛난 것은 최고의 성어기에 암놈은 알배기, 수놈은 고소한 곤이가 듬뿍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대구 경매가 끝난 포구 식당에서 갓잡은 싱싱한 대구로 끓여낸 탕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뜨거운 아이스크림이 있다면 그런 부드러움일까 싶을 만큼 하얀 대구 살과 곤이의 부드러움은 감탄을 절로 나게 한다.대구는 다양한 요리로 식탁에 오른다. 생물 대구는 말간 지리 탕을 해먹고, 냉동대구는 주로 매운탕으로 조리한다. 대구 찜도 맛나다. 생대 구를 콩나물, 미더덕, 미나리, 대파, 마늘다짐 등을 듬뿍 넣고 매콤하게 쪄놓으면 밥반찬,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대구 아가미요리(구시미)도 맛있다. 주로 무채 김치를 담가 먹거나 젓갈로 먹는데, '구시미 김치'로도 부르는 대구 아가미김치는 특유의 시원한 풍미가 살아 있는 별미 중의 별미다.

서양 사람들도 대구를 즐겨 먹는다. 영국의 유명한 생선 튀김 '피시 앤 칩스'도 대구 살을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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