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기록하면서 이번 시상식 레이스를 함께 한 통역가 샤론 최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샤론 최는 봉준호 감독의 시상식 일정을 함께하며 그의 언어를 완벽하게 통역, 일찌감치 외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샤론 최는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부터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봉준호 감독과 함께하며 그의 소감과 이야기를 전 세계에 전하는 역할을 해줬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유머까지 완벽하게 번역해 전달하면서 ‘언어 아바타’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정도.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으로 외신의 관심이 이들 팀의 통역가로 활약한 샤론 최에게로 이어지고 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끝으로 ‘기생충’의 시상식 레이스가 끝난 이후, 여러 외신에서 봉준호 감독의 통역가인 샤론 최에 대해서 다루며 관심을 드러냈다. “‘기생충’ 감독과 영화에 관련된 사람들을 통역한 샤론 최는 시상식 시즌 내내 친숙한 얼굴이 됐다”라고 표현했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는 샤론 최에 대해서 보도하며 “그녀는 여러 레드카펫과 심야TV 출연을 통해 감독의 여러 연설과 인터뷰에 대한 영어 통역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영어로 말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샤론 최에게 통역을 맡기는 것을 더 선호한다”라고 전했다.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 역시 샤론 최의 통역에 감탄하며 그를 ‘기생충’ 시상식 레이스의 숨은 주역으로 꼽기도 했다. 피어스 모건은 자신의 SNS를 통해 “샤론 최가 오늘 밤의  이름 없는 영웅(unsung hero)이다”라며 칭송했다. 영국 가디언지도 샤론 최를 비영어권 영화감독들의 통역가로 엮어 다루기도 했다.

무엇보다 샤론 최의 통역은 봉준호 감독의 유머는 물론, 적절한 표현으로 그의 의도를 완벽하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더욱 높게 평가받고 있다. 샤론 최는 봉준호 감독이 지난해 12월 ‘투나잇쇼’에 출연해 “이 영화는 스토리를 모르고 봐야 재미있다”라고 말한 것을, “the film is the best when you go into it cold”라고 구어체로 완벽하게 통역했다.

또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소감을 전하며 “자막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라고 말한 것을, “Once you overcome the one-inch tall barrier of subtitles, you will be introduced to so many more amazing films”라고 완벽하게 번역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봉준호 감독이 앞서 언급했듯 샤론 최 역시 영화감독이라는 점에서 할리우드에서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매체 콜라이더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소식을 보도하며 샤론 최에 대해서 “이 밤의 가장 영광스런 순간을 번역하는데 도움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영화매체 더 랩의 기자 스티브 폰드도 SNS를 통해 샤론 최에 대해, “봉준호 감독의 번역가인 샤론 최가 ‘시상식 시즌이 끝날 때, 시상식 시즌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라고 언급하며 관심을 드러냈다.

봉준호 감독 역시 샤론 최에 대한 믿음이 탄탄했다. 그는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완벽하고 우리 모두 그녀에게 의존한다. 또 그녀는 훌륭한 영화 제작자이기도 하다”라며 칭찬했다.

또 봉준호 감독은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샤론 최가 영화제작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녀는 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했따. 그래서 그녀의 대본이 궁금하다. 실제로 그녀는 일부 장편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있다. 정말 궁금하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se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