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4관왕에 오른 가운데 봉 감독의 통역가 최성재(샤론 최)씨가 전문 통역가가 아닌 신인 영화감독인 것으로 알려졌다.

‘봉테일’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꼼꼼한 봉 감독이 ‘언어의 아바타’라고 부를 만큼 뛰어난 통역 능력을 보여준 최 씨는 지난해 5월 프랑스 칸국제영화제부터 봉 감독의 통역을 맡았다. 앞서 최 씨는 기생충 이전에 2018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 해외 일정에서도 통역사 역할을 했다.

시상식 외에도 최 씨는 봉 감독과 함께 지난달 10일 방송된 미국 NBC TV 간판 진행자 지미 팰런의 ‘더 투나이트 쇼’를 비롯한 각종 TV쇼에도 출연해 매끄럽고 센스 있는 통역을 보여줬다.

그런데 최 씨는 사실 전문 통역가가 아닌 신인 영화감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적으로 미국 대학을 나와 영화를 공부한 최 씨는 최근 단편 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영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매끄러운 번역이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화매체 인디와이어는 최 씨에게 "오스카 시즌의 MVP"(Most valuable player·최우수 선수)라며 "다음에는 그가 자신의 영화로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가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봉 감독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샤론 최는 영화감독"이라며 "실제로 그는 몇 개의 장편 각본을 쓰고 있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외국어영화상)까지 주요 부문 4관왕을 휩쓰는 쾌거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