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휩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열풍에 영화속 배경으로 등장하는 '반지하' 주택이 외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영화 기생충의 주인공 기택(송강호분)이 반지하 주택 창문으로 바깥을 내다보는 장면.

영국 공영방송인 BBC는 영화 기생충의 쾌거를 계기로 '서울의 지하 아파트에 사는 진짜 사람들(Parasite: The real people living in Seoul's basement apartments)’이라는 제목의 '르포' 기사를 10일(현지시간) 실었다. 이 기사에는 실제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의 인터뷰는 물론 생생한 사진도 곁들여 이해를 도왔다.

BBC는 "기생충은 허구지만 반지하는 그렇지 않다.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는 수천 명의 사람이 여기(반지하)에서 산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반지하 주택의 기원이 된 '남북 갈등의 역사'도 소개했다. 1968년 북한의 청와대 습격 사건 등을 계기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국 정부가 1970년 건축법을 개정해 국가 비상사태 시 모든 신축 저층 아파트의 지하를 벙커로 사용할 것을 의무화했다는 것.

BBC는 당시만 해도 반지하 공간을 주거공간으로 임대하는 것은 불법이었지만, 1980년대 주택 위기가 찾아오면서 정부는 이 공간을 거주 시설로 합법화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에서 반지하 공간을 주거공간 삼아 살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부터다. 1984년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관련 법령이 생겼기 때문이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전날 내외부 사진을 곁들인 반지하 주택을 소개했다.

아사히는 도심에서 주택 부족이 심화하면서 저소득층이 저렴한 지하층 방에 살기 시작했지만, 최근 젊은이들이 몰리는 이태원 등지의 관광지에서 건물 반지하를 살린 카페나 잡화점이 특징적인 구조 등으로 인기를 끌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