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전 세계 감염자가 4만명에 육박하면서 '잠복기 전염' '무증상 감염' '에어로졸 공기 전파' 등 다양한 주장과 연구들이 쏟아지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라서 여러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지만 혼란과 불안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기 전염 가능성은 중국에서 나왔다. 상하이시 민정국 청췬 부국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방역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하면서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에어로졸 형태로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며 "일체의 사회활동 관련 모임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흡기 바이러스 전염은 침방울로 인한 비말 전염과 공기 중에 떠다니는 바이러스 미립자를 들이마셔 감염되는 에어로졸 전염으로 나뉜다. 침방울은 1~2m 정도밖에 날아가지 않기 때문에 비말 전염은 밀접 접촉자에게 이뤄진다. 반면, 에어로졸은 10m도 떠다닐 수 있어 같은 공간에만 있어도 전염될 수 있다. 홍역, 결핵, 수두 등이 대표적인 에어로졸 전염이다. 비말 전염은 일반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로 막을 수 있지만, 에어로졸 전염은 바이러스 미립자를 차단하는 에어필터 마스크가 필요하다.

엄중식 가천의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에어로졸 전파라면 환자가 어마어마하게 속출했을 것"이라며 "국내 2·3차 감염이 밀접 접촉자에게 국한돼 발생했듯이 비말 전염으로 보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도 이날 소셜미디어인 웨이보 공식 계정에서 "지금까지 에어로졸 전파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일본에선 신종 코로나 감염자의 절반 이상이 증상이 없는 잠복기 상태의 환자로부터 옮았을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니시우라 히로시 홋카이도대 교수 연구팀이 중국·미국 등 전염 사례 52명을 분석한 결과, 2차 감염자 상당수가 평균 잠복기 5일보다 빠른 3.4일 만에 감염 증상이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잠복기 감염이 절반 이상이란 결론을 내렸지만 논란이 있다. 감염자가 말하는 증상 발현 시점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 잠복기 감염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온 무증상 직원에게 감염된 것으로 알려진 독일 자동차회사 직원도 실은 중국 직원이 발열 증상이 있어 해열제를 먹었던 것이 밝혀졌다.

한편 신종 코로나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의 대학병원 의사들은 지난 1월 입원한 138명의 확진자를 분석한 논문을 미국의사협회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사망률은 4.3%였다. 초기에 경증 상태로 있다가 4~7일 후 갑자기 증세가 악화하는 경우가 있으니 경증이라고 방심해선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