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사 울상...확진자 다녀가면 바로 임시 휴업
쿠팡, 주문급증에 새벽배송 지연 상황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고있다. 면세점,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사의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확진자가 다녀가면 곧바로 임시휴업에 나서는 것도 오프라인 업체들의 고충이다. 반면 온라인 쇼핑과 배달음식 주문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 마스크를 쓴 고객이 쇼핑을 하고 있다.

◇ 면세점 40%·백화점 32%·마트 8% 매출 급감

백화점은 매출이 최대 전년대비 30% 이상 줄었다. 이들은 열 감지기 배치, 방역 등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무리 적극적으로 대응해도 손님은 확 줄었다고 토로한다.

롯데백화점은 설 연휴 직후 첫 주말인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전 점포 매출이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첫 주말을 포함한 6일과 비교해 20.5% 줄었다. 특히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본점 매출은 같은 기간 31.6% 급감했다. 본점은 중국 관광객 방문이 많은 대표 백화점이다. 본점은 7일 오후부터는 우한 폐렴 확진자가 다녀간 것을 통보 받으며 휴점에 나섰다. 본점은 롯데백화점 점포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는 효자 점포다. 하루 매출만 60억~100억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설 연휴 직후 첫 주말이던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매출이 전년(2월 9일~14일)보다 12.5%, 현대백화점은 8.9% 떨어졌다.

면세점은 우한폐렴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공)과 관광객 방문이 줄었기 때문이다. 전년대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매출이 40%, 롯데면세점과 현대백화점 면세점 매출은 각각 30% 줄었다.

임시휴업에 따른 영향도 많다. 신라면세점 서울점과 제주점,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우한 폐렴 확진자 혹은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이 잠복기로 추정되는 기간 방문해 지난 2일 임시휴업에 들어가 7일 영업을 재개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하루 매출이 80억~100억원, 제주점은 일 매출은 30억~50억원이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롯데면세점 매출 중 약 10%를 차지한다.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은 확진자가 다녀가지는 않았지만, 확진자가 같은 건물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7일 임시휴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는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25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당가. 아래는 같은날 오전 11시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당가. 평소 같은 시간대와 달리 한산한 모습이다.

생필품을 파는 대형마트는 그나마 타격이 적었다. 손님이 급격히 줄고 폐점도 많았지만, 온라인 쪽으로 손님이 늘어 타격이 다른 오프라인보다 덜했다.

이마트는 부천점(2~4일)과 군산점(2~3일)이 임시 휴업했지만, 설 직후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설 직후(2월 7일~15일, 10일은 의무휴업)보다 4% 줄어드는 데 그쳤다. 다만, 7일부터는 마포공덕점이 2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문을 닫았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매출은 8.3% 감소했다.

오프라인 업체들은 우한 폐렴 영향이 장기화되지 않을지 우려한다. 한 오프라인 유통업체 관계자는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심장이 조마조마 하다"며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발표되면 바로 폐점 조치를 하는데, 마치 데스노트에 오르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오프라인 매출 감소폭을 그나마 온라인 사업이 조금 방어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 외출 꺼리자 온라인 주문·음식배달 주문 급증

오프라인과 달리 배달음식은 물론 온라인은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최대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의 설 직후인 지난달 29일부터 5일간의 주문량은 1064건이다. 설 연휴 전주(1월 15~22일)보다 6.4% 증가했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도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주문량이 설 전주 대비 7.6% 늘었다.

쿠팡은 지난 1월 28일 창사이래 가장 많은 주문을 받았다. 하루 주문량이 330만건에 달했다. 지난 1일 쿠팡은 '로켓프레시'의 새벽 배송이 2일까지 최대 2시간 지연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주문량이 많아 새벽배송이 늦어진 것이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마스크·손세정제 등 위생용품을 비롯해 생필품과 식료품 거래가 급증했다. 마스크는 온라인상에 물량이 나오면 바로 품절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현재 KF80 마스크의 경우 가격이 우한 폐렴 사태 이전과 비교해 개당 약 2~3배 오른 2000~40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7일 11번가에서 개당 3550~3900원에 거래되고 있는 KF80 마스크.

11번가에서는 설 직후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마스크는 1만7185%, 손세정제는 3934% 늘었다. 같은 기간 라면은 76%, 즉석밥은 36%, 냉동식품은 22%, 생수는 51%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우한 폐렴으로 외출을 꺼리는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위생용품과 생필품 등을 구매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