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한국식 웹툰이 주류가 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무샤 마사아키(武者正昭·사진) 코미코 대표는 최근 도쿄 도라노몬의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도 2017년 디지털 만화(1711억엔·약 1조8000억원)가 종이 만화 매출(1666억엔)을 처음 넘어선 뒤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면서 "디지털 만화 시장에서도 특히 웹툰이 큰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고 했다.

코미코는 NHN의 웹툰 전문 자회사다. 일본에서 웹툰, 즉 스마트폰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보는 한국식 디지털 만화 사업을 7년 전 가장 먼저 시작했다. 일본 웹툰 시장은 코미코, 라인(LINE)·카카오의 웹툰 플랫폼인 라인만화·픽코마 등 한국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그는 1980년대부터 일본 대표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의 스타 만화 편집자로 일해오다 2018년 코미코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 일본에선 종이 만화 편집자가 한국 웹툰 회사로 이직하는 일이 늘고 있다. 무샤 대표는 대학생 때 창작자와 편집자의 길을 놓고 고민하다 창작의 '서포터' 역할에 흥미를 느껴 쇼가쿠칸에 입사했다.

일본의 만화 편집자는 아이디어·기획은 물론 취재·경영까지 맡기 때문에 총괄 제작자에 가깝다. 그는 "디지털 만화에서도 성공적인 콘텐츠를 만들려면 편집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편집자는 작가와 함께 콘텐츠의 설계도를 만들고 완성도를 높일 책임이 있다"며 "출판사 편집자 시절 작품을 18차례까지 수정한 적도 있다"고도 했다.

일본에서 디지털 만화가 종이 만화 시장을 넘었다고는 해도, 원래 종이 만화였던 것을 스마트폰·태블릿PC로 보는 형태가 아직 많다. 그러나 무샤 대표는 "4~5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 화면을 내려가며 만화를 읽는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는데 이제 일본 10대·20대는 웹툰을 더 편하게 느낀다"면서 "일본 전통 만화출판사 쪽 힘이 아직 세지만, 코미코·라인·픽코마 매출이 계속 오르고 있어 5~10년 뒤엔 힘의 관계가 역전될지 모른다"고 했다.

코미코의 인기작 중 상위권은 아직 한국 것이 대부분이다. 무샤 대표는 "일본에서 웹툰이 주류가 되려면, 일본 신진 작가들이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 기성 작가들은 종이 만화로 충분히 돈을 벌고 있어 굳이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

그는 "제목이나 구성만 봐도 예측이 가능한 콘텐츠는 만들어봐야 소용없다"면서 "독자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작품을 많이 만들어 코미코를 일본 최고의 만화 플랫폼으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