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억제를 위해 여행과 교역을 금지할 필요가 없다고 재차 언급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WHO 집행이사회에서 "모든 나라가 증거에 기초한 일관된 결정을 이행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외 지역에서 바이러스의 확산이 "아주 적고 (속도가) 느리다"라면서 오히려 "이런 전략 때문에 중국 밖에서 (확진자의) 수는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텐센트, 티톡과 같은 소셜미디어(SNS)가 우한 폐렴과 관련한 '가짜 정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EPA연합뉴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WHO가 지난달 30일 우한 폐렴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발병지인 중국에 대한 여행과 교역을 제한하는 것까지는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당시 그는 "WHO는 중국의 전염병 통제 능력에 대해 지속해서 신뢰할 것"이라며 "국제적인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WHO의 이같은 권고에도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각국은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하는 추세다. 미국은 지난 2일 오후 5시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해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하기로 했다. 일본도 2주간 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이 속한 후베이(湖北)성에 체류한 적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호주와 뉴질랜드, 싱가포르, 과테말라 등은 중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고, 베트남과 이탈리아, 러시아 등은 중국을 오가는 대부분의 항공편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전 세계적인 '중국 봉쇄' 정책에 중국 대표단은 WHO 집행이사회에서 강력히 항의했다.

주제네바 중국대표부의 리송 군축 담당 대사는 "이러한 모든 조처는 WHO의 권고에 심각하게 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래 이날 집행이사회에는 중국에서 온 다른 담당자가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베이징발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리 대사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