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14일 이내 중국 후베이(湖北)성 체류 외국인의 국내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지만, 이 정도 대응으로는 국내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의료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확진 환자의 40%가 후베이성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나오고 있는 데다, 이 가운데 11명의 사망자도 나오는 등 후베이 밖에서의 우한 폐렴 전파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3일 담화문에서 "입국 제한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경우 가장 중요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여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 금지를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을 권고한다"고 한 데 이은 두 번째 주장이었다.

상당수 전문가들도 이 같은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장성인 연세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이날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며 "바이러스 확산세를 보고 나중에 전역을 통제하는 늑장 대처를 하지 말고 감염이 더욱 확산되기 전에 정부가 선제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국내 확진 환자 15명의 접촉자 수가 하루 새 230명(683→913명)이나 늘어나면서 앞으로 감염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귀국 후 격리되기까지 11일 동안 서울역, 강릉역, 부천, 인천, 수원 등을 활보한 12번 확진자의 접촉자는 전날의 138명에서 361명으로 2.6배로 늘어났다.

12번 확진자의 새로운 이동 경로도 이날 공개됐다. 그는 지난달 20일 밤 11시 경기 부천의 양꼬치 식당, 20일과 27일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의 구찌 등 매장을 방문했다고 질본은 공개했다. 12번 확진자의 아내인 14번 확진자(40)도 남편과 함께 지난달 30일 순천향대부속 부천병원과 이마트 부천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