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으로 인한 사망자수를 실제보다 축소해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3일 0시(현지 시각)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1만7205명, 사망자 361명(우한 내 224명)으로 치사율 2%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주장이 현지 언론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누리꾼 팡빈(方斌)씨가 촬영한 영상. 우한 제5병원 입구에 주차된 승합차 안에 시신 자루 8개가 놓여 있다.

중국인 팡빈(方斌)씨가 지난 1일 우한 제5병원 입구에서 촬영한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영상이 그 증거로 제기되고 있다. 그는 약 5분 동안 자루에 담겨 병원 밖으로 실려 나간 시신 여덟 구를 발견했다. 그가 "전날 사망한 것이냐"고 묻자 병원 관계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병원 진찰실 안에는 호흡이 멎은 환자 한 명이 누워있었고, 머리맡에는 환자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의료진들은 "숨이 멎었다"며 사망 선고를 했고, 이에 병원 관계자에게 "안에 사망자가 더 있냐"고 물으니 병원 관계자는 "더 있다"고 말했다.

팡빈은 이날 SNS에 이 영상을 올렸다가 당국에 체포돼 다음날 풀려났다.

우한 폐렴 환자들이 격리 수용되어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진인탄 병원 입원 병동.

중국 경제 전문 민간매체 차이신(財信)에 따르면, 우한과 인근 도시인 황강(黃岡)에 도 의료시설과 물자가 부족해 많은 환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고도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사망하고 있다.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지정병원 책임자는 차이신에 "이틀 동안 병원 내에 80명의 폐부 감염 환자가 있었지만, 입원이 허용된 것은 5명에 불과했다"며 "나머지 75명은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다른 지정병원 의사는 "600명의 중증 환자가 있었지만, 검사 재료인 핵산 검사지가 부족해 단 한 명의 확진 판정도 내리지 못했다"고 했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지 못한 경우 사망자는 통계에 잡히지 않고 ‘보통 폐렴 사망자’나 ‘미확진 사망자’ 등으로 처리된다. 이 병원에서만 이미 5명의 미확진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한의 한 장례업체는 "시신을 담을 자루가 부족하니 기증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