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길렌워터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외국인선수 트로이 길렌워터(전자랜드)가 결국 불같은 성격을 참지 못했다.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경기 도중에 라커룸으로 퇴장하는 돌발행동을 보였다.

길렌워터는 지난 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3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테크니컬 반칙을 받았다.

자신이 골밑슛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바이런 멀린스(KT)의 반칙이 불리지 않았다는 게 길렌워터의 주장이다. 심판은 테크니컬 반칙을 부과했고, 전자랜드 선수들은 길렌워터를 말렸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흥분한 길렌워터를 빼고 허피 할로웨이를 투입하며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길렌워터는 불만을 표시하며 벤치가 아닌 라커룸으로 향했다. 누적된 불만이 터진 순간이다.선수는 부상 등 특별한 이유 없이 벤치 구역을 벗어날 수 없다. 전자랜드는 당시 "테이핑 때문에 들어간 것이다"고 해명했지만 이후 판정에 대한 불만 표시였음을 인정했다.

길렌워터는 지난해 12월 섀넌 쇼터를 대신해 전자랜드에 합류했다. 유 감독의 승부수였다.

길렌워터는 197㎝의 포워드로 탁월한 득점력이 무기다. 2014~2015시즌 고양 오리온을 통해 데뷔해 두 시즌을 보냈다. 통산 평균 22.9점 7.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015~2016시즌에는 평균 26.2점(9리바운드)으로 득점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양날의 칼'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과거 코트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쳤다. 잦은 항의, 심판을 비하하는 제스처, 방송 카메라에 수건을 던지는 등의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제재금을 많이 냈고, 자격 제한 징계도 받았다.

심판 판정에 예민하다. 전자랜드 외에 복수의 구단이 길렌워터 영입에 관심을 가졌다가 결정하지 못한 배경이기도 하다.

길렌워터는 KBL에 복귀하며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시간이 흘렀고, 나도 나이를 먹으면서 심리적인 부분이 성장했다. 팬들을 위한, 팬들이 열광할 수 있는 플레이를 선보이겠다"며 성숙한 모습을 약속했다.

라커룸 셀프 퇴장은 약속과 다른 모습이다.

일부 미흡한 휘슬이 판정 불신을 키운 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판마다, 팀과 선수마다 판정 기준이 달라 경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최근 부쩍 늘었다. 못 보고, 휘슬이 늦는 장면도 부지기수다.

그렇다고 길렌워터의 행동에 면죄부가 주어지진 않는다.

KBL 관계자는 3일 "경기본부로부터 길렌워터가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다녀왔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구단 설명과 달라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추후 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