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수출이 마이너스 6.1%를 기록해 14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 감소 역대 기록(2015년 1월~2016년 7월 19개월 연속)에 바짝 다가갔다. 정부는 "2020년 1분기에는 수출이 반등할 것"이라고 낙관해 왔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인해 또다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우한 쇼크'는 자칫하면 한국 경제의 수출과 내수에 복합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도 빠른 속도로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열흘간 세계 증시 급락으로 날아간 돈만 코스피 시가총액의 두 배에 달하는 3000조원쯤 된다.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우한 폐렴으로 인해 공장 정상화가 지연되고 생산 차질이 장기화된다면 세계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2일까지로 사흘 늘렸던 춘제(春節) 연휴를 우한 폐렴 발병지인 후베이성에서는 추가 연장했고, 광둥성·상하이 등 16개 성과 직할시도 9일까지로 다시 연장했다. 중국 기업들의 정상 가동이 늦춰진다면 스마트폰, 통신장비, 의류 등의 생산이 줄줄이 차질을 빚게 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더 커진다.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 중국이 침체에 빠질 경우 가장 크게 충격받는 곳이 한국 경제다.

우한 쇼크는 내수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벌써부터 백화점이나 극장에도 안 가고, 모임을 미루는가 하면, 평소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던 매장이나 음식점은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 만약 정부가 우한 폐렴의 국내 확산을 확실하게 차단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감염자가 급격히 늘어난다면 이는 경제에도 심각한 악재가 될 것이다. 불안 심리 때문에 실제 위험 이상으로 사람들이 소비를 꺼려 내수가 급랭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제조업 생산능력이 48년 만에 최대로 감소하는 등 쪼그라든 경제가 치명상을 입을까 걱정이다. 방역 대책 못지않은 위기 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