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인사 할아버지 집에 비둘기 한 쌍 둥지를 틀었다.

-어이, 비둘기!  밥 먹세!

할아버지 아침 인사 하나 더 늘었다.

ㅡ양윤덕(1960~ )

여섯 줄의 시에 마음을 데우는 촘촘한 열선이 깔려 있다. 열선을 타고 정겨운 아침이 사뿐사뿐 걸어든다. 마음 열선에 따스함이 스민다. 열을 발산한 것은 '어이, 비둘기 / 밥 먹세', 인사 한마디다. 아침 인사라면 으레 '굿모닝, 좋은 아침'일 줄 알았는데, 어? 그게 아니네. 판에 박은 인사가 아니네. 사람 아닌 비둘기에게 건넨 뜻밖의 인사가 신선한 충격파를 밀고 와 가슴 뜰을 적신다.

할아버지는 비둘기에게 인격을 부여했다. 비둘기는 할아버지 식구가 되고, 친구가 되었다. ‘어이, 비둘기 / 밥 먹세’라는 부름이 그걸 말해준다. 할아버지를 친구로 둔 비둘기는 행복하겠다. 이 정도로 인사를 나눈다면 동물 사랑에 대해선 더 물어볼 필요도 없겠다. 꼭 내가 기분 좋은 아침 인사를 받은 듯하다. 다정스러운 ‘어이, 밥 먹세’. 하루가 싱긋, 웃음을 띠고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