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진원지서 자국민 보호하기 위해 프랑스⋅한국⋅호주 등도 철수 지원 적극 추진

21일 중국 상하이를 출발해 우한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탄 승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고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고립된 자국민들을 철수시키기 위한 각국 정부의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협조 하에 자국민 철수 절차를 밟기 시작했고, 한국과 프랑스, 호주 등도 대피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우한과 주변 지역에 대한 대중교통을 전면 통제하며 우한을 빠져나가는 모든 교통 수단을 봉쇄하고 있다.

26일 AFP통신,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우한에 머무는 자국민에게 이메일을 보내 "오는 28일 우한에 발이 묶인 영사관 직원들과 시민들을 전세기로 대피시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우한주재 총영사관을 폐쇄하고, 약 230명 정원의 전세기를 동원해 자국 외교관과 시민들을 데려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현재 우한에 거주하는 미국인은 1000여명으로 추정된다. 민간인이 전세기를 이용하려면 따로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미 국무부는 "좌석이 극히 제한적이어서 철수를 희망하는 모든 사람을 수송할 수 없다"며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될 우려가 큰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빼내겠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자국민 송환 계획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의 승인을 받았으며, 다른 국가들도 속속 중국과 협상을 진행하는 등 자국민 대피에 힘을 쏟고 있다.

우한 주재 프랑스 총영사관은 자국민을 버스에 태워 우한 인근인 후난성 창사시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푸조·시트로엥(PSA) 그룹은 성명을 내고 우한에서 근무 중인 직원과 가족 등 38명이 우한에서 대피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는 우한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고, 영국은 우한에 있는 외교관들을 빼내기 위한 자체 교통편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는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에 우한에 머무르는 약 2000여명의 대만 기업인이 철수할 수 있도록 전세기 운항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한국도 우한에 머무르고 있는 유학생과 자영업자, 주재원 등 교민들을 데려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4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우한 폐렴’ 관련 긴급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우한에 체류 중인 한국 교민을 전세기 등을 투입해 귀국시키기로 결정했다. 중국 우한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최근 한국 교민 500여명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벌인 결과 80%인 400여명이 철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