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휩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시가 23일 봉쇄된 이후 한국 교민도 고립됐다. 우한시는 이날부터 우한 외부로 연결되는 비행기, 기차, 배, 시외버스 운행과 우한 시내 대중교통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현재 우한시엔 도시를 빠져나가지 못한 한국 교민이 수백 명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우한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우한 외곽 고속도로까지 폐쇄되면서 차를 타고 우한 밖으로 나가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우한에서 출발하는 비행기, 기차, 배, 시외버스 운행이 중단된 중에도 차를 운전해 우한 밖으로 나가는 것은 가능했다. 발열이나 기침 등 바이러스 감염 의심 증상이 없으면 차를 타고 우한 밖으로 이동하는 게 허용된 것이다.

23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톈허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차량 탑승자에 대한 체온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들어 중국 교통 당국은 우한과 연결되는 고속도로의 톨게이트도 폐쇄했다. 고속도로까지 전면 통제되면서 사실상 우한 밖으로 나갈 방법이 모두 사라졌다.

현재 우한에는 기업 주재원과 개인 사업자, 학생 등 한국 교민 수백 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한시 전체 인구는 1100만 명으로, 이 중 한국 교민은 1000여 명 수준이었다. 23일 교통 운행 중단에 앞서 도시가 봉쇄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일부 교민은 미리 빠져나갔다.

우한 봉쇄 이틀 전 설 명절을 지내기 위해 한국에 들어간 한 우한 교민은 "다행히 교통편이 끊기기 전에 빠져나왔지만, 설 연휴 이후 우한으로 다시 못 들어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한국과 우한을 오가던 국제 항공노선은 운항이 한시적으로 중단됐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대한항공은 인천과 우한 간 항공 노선 운항을 31일까지 잠정 중단했다. 중국 남방항공도 이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주우한 총영사관은 한국 교민이 우한 밖으로 이동할 수 있는 방안을 중국 정부와 논의 중이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우한시와 후베이성 정부, 중국 정부 등과 한국 교민이 우한에서 나갈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영사관은 항공 전세기나 전세버스 등을 이용해 한국 교민을 이동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