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사고팀 교사 6명 귀국
"눈사태 당시 실종 교사들과 고작 6m 거리"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 사고를 당한 교사들과 함께 산행을 했던 충청남도교육청 해외교육봉사단 교사들이 22일 오전 귀국했다.

충남교육청 해외교육봉사단 소속 교사 6명은 이날 오전 4시 40분쯤 대한항공 KE696 항공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장에 들어선 교사들은 "국민께 걱정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네팔 안나푸르나 눈사태 실종자 4명과 함께 트레킹에 나섰던 충남교육청 해외교육봉사단 3팀 교사가 22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교육청 직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입국장으로 나온 동료 교사들 얼굴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취재진이 당시 사고 상황에 관해 물었지만 고개를 숙인 채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유일하게 언론 인터뷰에 응한 동료 교사 A씨만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라면서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당시 밤새도록 눈이 내려 더이상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동료 선생님들과 회의 끝에 하산을 결정했다"며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하산하던 중 눈사태가 일어났고, 앞서가던 선두 그룹이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당시 눈사태에 휩쓸린 선두 그룹과 A씨가 속한 후미 그룹 사이의 거리는 불과 6m였다고 했다. A씨는 "저는 고산병이 일찍 와서 미리 숙소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다른 선생님들의 말을 종합해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수색 상황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A씨는 "현지에 엄홍길 대장과 부교육감도 와서 수색을 돕고 있다"며 "지역 상황을 잘 아는 롯지(데우랄리 산장) 주변 주민들의 도움을 얻어 어제(지난 21일)도 상당한 유류품을 발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A씨는 "국민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말은 남긴 뒤 교육청에서 마련한 버스로 향했다.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귀국한 A씨 등 교사 6명은 가까운 병원으로 이동해 건강 검진과 심리 치료 등을 받을 예정이다. 나머지 교사 1명은 네팔 현지에 남아 지원단을 돕기로 했다.

안나푸르나서 실종된 한국인 수색을 위해 21일 포카라공항에서 사고 현장으로 투입된 네팔군 구조특수부대가 헬기에서 찍은 사고 현장 인근의 모습.

이날 귀국한 교사들은 충남교육청 해외교육봉사단 3팀 소속이다. 초중고 교사 11명으로 구성된 3팀은 지난 13일 교육봉사를 위해 네팔로 출국했다. 이어 지난 17일 건강 문제로 2명을 제외한 9명이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지역(해발 3230m)에서 트레킹에 나섰고, 이 중 4명이 눈사태를 만나 실종됐다. 현지인 가이드 3명도 눈사태에 휩쓸렸다. 뒤따르던 나머지 교사 5명은 신속히 몸을 피해 화를 면했다고 한다.

수색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전날 네팔 수색 당국은 군인·경찰·주민 등으로 이뤄진 수색대 50여 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특수부대원 9명과 산악인 엄홍길 대장도 구조에 투입됐다. 현지 수색팀이 금속탐지기를 통해 실종자들이 매몰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 2곳을 중점적으로 수색했다고 한다.

아직 실종자 구조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두껍게 쌓인 눈과 얼음 때문에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