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첫 환자가 발행해 ‘우한 폐렴'으로도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미국에서도 나왔다.

우한 폐렴 환자를 이송하고 있는 중국 의료진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대변인의 발표 내용을 인용, 최근 중국 우한으로 여행을 갔다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남성이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시애틀에서 멀지 않은 워싱턴주 스노호미시 카운티 주민인 이 환자는 현재 워싱턴주 에버렛에 있는 지역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그는 우한에 다녀온 건 맞지만,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동물 시장에는 다녀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남성에 대한 더 자세한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CDC는 이 환자가 귀국 후 접촉한 사람들을 역학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우한 폐렴은 사람과 사람의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지만, 감기나 홍역 만큼 전염성이 크진 않다.

CDC는 이날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우한에서 오는 여행객에 대한 추가 모니터링 대상으로 지정했다. CDC는 지난주부터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과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 시카고 국제공항 등 미국 내 3개 공항에서 우한에서 온 여행객들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을 벌여왔다.

우한 폐렴은 진원지인 우한을 넘어 수도 베이징(北京)과 광둥(廣東)성, 상하이(上海)까지 번졌으며,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태국 등 이웃 국가에서도 발병자가 확산됐다. 현재까지 6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 1100만명의 대도시인 우한이 교통 허브로 유동 인구가 많아 질병 확산의 위험성이 크다는 의견도 많다. 우한은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드니, 파리, 런던 등 전세계 주요 도시를 오가는 직항편을 포함해 60개 이상의 항공 노선이 지난다. 또 중국 주요 도시로 가는 100개 이상의 국내 노선과 고속철도망을 갖추고 있다.

우한 폐렴이 전세계로 퍼지면서 중국 당국이 확산 방지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4일부터 우한 시당국이 자체적으로 공항, 기차역, 버스 터미널 등에 적외선 체온계를 설치해 승객들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지만, 이같은 조치가 바이러스 최초 발병 후 5주나 지난 뒤에 시행됐기 때문이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력대응"할 것을 당국에 지시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우한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병한 만큼 사태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당(중국 공산당) 위원회과 정부, 관련된 모든 부처는 국민의 삶과 건강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