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파병 문제에 "안보구상 일원 아니어도 국민보호 검토… 상당 부분 진척"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16일 "금강산 관광이나 대북 개별 방문의 경우 유엔 대북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언제든 이행할 수 있으며, 이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노 실장은 "유엔의 대북제재 및 미국의 단독 제재 등 모든 부분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상당 부분 제재 면제를 받은 것 혹은 제재 면제의 사유가 있는 것들이 있다"며 "면제 사유가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면제 협상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노 실장은 '남북 간 물밑 교섭이 있느냐'는 질문에 "과거와 같지 못한 수준"이라면서도 "대화 창구가 막힌 것은 아니다"고 했다. 노 실장은 "도쿄올림픽 관련 공동입장이나 단일팀 구성 등 논의를 위해 지난해 7월 대북통지문을 보냈지만 아직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노 실장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제 해양 안보 구상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형태의 파병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우리 국민과 기업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우리 선박의 안전한 자유 항행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상당 부분 진척돼 있다"고 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해양 안보 구상에 참여하는 방식이 아닌 한국 선박과 국민 보호 차원에서 개별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뜻이다. 노 실장은 '이란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사전 설명이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란 관계에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노 실장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서는 "세부 사항은 공개할 수 없지만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우리 정부는 합리적 수준의 공정한 부담 등을 유지하며 창의적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조만간 한미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되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노 실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에 대해 "상반기 중 예정돼 있다. 구체적 일정은 협의 중"이라며 "하반기 한국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예상되는데, 이를 계기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방한도 예상된다"고 했다. "한 해에 중국 국가서열 1, 2위가 방문한 국가는 러시아 이외에 한국이 최초"라고 했다.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와 중국의 반발에 대해서는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대부분 원상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협치내각' 구상과 관련해서는 "총선을 통해 변화를 기대한다"며 "보수가 됐든 진보가 됐든 소통과 타협을 하는 분이 사랑받는 총선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대거 총선 도전을 두고는 "청와대 출신이라고 해서 특별한 혜택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의 사자성어를 꼽아달라'라는 질문에는 '해납백천'(海納百川·바다는 수많은 강물을 모두 받아들인다는 뜻)을 언급하며 "널리 인재를 구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 바다 같은 정부가 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