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5일 이란과 벌인 아시아축구연맹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대1로 졌다. 0-0으로 버티던 후반 32분 오미드 누라프칸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내줬다. 앞서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에 연패하며 일찌감치 탈락이 결정된 중국은 끝내 승점(승리 3, 무승부 1점)을 챙기지 못하고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2015년 축구 발전 장기 계획인 '축구 굴기(崛起·일으켜 세운다)'를 선언한 중국은 2018년 9월 거액에 거스 히딩크〈사진〉 감독을 영입하며 2020 도쿄올림픽에 도전했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가 없자 지난해 9월 경질하고 중국 여자축구 사령탑을 지낸 하오웨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하오웨이호(號)는 부임 후 A매치에서 연승을 거두며 기대를 모았으나 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한 이번 대회에선 한 번도 못 이기고 조별리그 전패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9일 한국과 벌인 1차전에서 이동준에게 결승골을 헌납한 뒤 허탈한 표정을 짓는 중국 선수들.

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되자 14일 중국 매체 '베이징청년보'는 "세계적인 명장 히딩크조차 포기한 팀인데, 토박이 한 명 밑에서 어떻게 기적이 일어나겠느냐"고 자조(自嘲) 섞인 보도를 냈다. 그러면서 중국축구협회가 왜 히딩크 감독을 경질하게 됐는지 비화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중국축구협회 간부가 올림픽 최종예선 준비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려고 히딩크 감독에게 전화했는데, 그에게서 "프랑스 니스 풍경이 좋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매체는 "이 성의 없는 대답 때문에 협회가 감독 교체를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축구에는 사명감과 열정으로 훈련을 이끌 중국인 감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오웨이 감독의 '4개월 벼락치기'도 실패로 끝났다. 올림픽 남자 축구가 23세 이하 종목으로 바뀐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중국은 자력으로 본선 무대를 밟은 적이 없다. 2008 베이징 대회 땐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