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캡처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최근 배우에서 무속인으로 변신한 정호근이 방송에 자주 등장하며 무속인으로 변신한 연예인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병경. 사진제공=TV CHOSUN

정호근은 14일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선후배들이 전화와서 '너 진짜냐. 연기하지 마라'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다 내가 시퍼런 작두날에 올라가는 걸 보면 '악' 소리도 못하고 간다"고 웃었다.

사진=방은미 인스타그램

이어 그는 "신내림을 받기 전 배가 아팠다. 건강하다고 자부했던 사람인데 배가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아프더라. 의사 선생님들도 고쳐주지 못했다"며 "어느날 누구를 만났더니 '올 때가 왔다. 내림을 해야할 것 같다'고 하더라. 나는 사실 신기가 있다는 걸 느껴서 집에 신당을 모시고 살았다. 기도하는 공간이 생기면 밖에서 무속인 소리는 안 들어도 되지 않겠느냐 했는데 신이 선택을 하면 안 하고 못 배기는 거였다"고 털어놨다.

사진='호박씨' 캡처

지난 8일에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아내의 이혼 요구로 한차례 위기를 겪었던 에피소드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이 방송에서 "내림굿 받고 아내에게 전화했더니 통곡하더라"고 털어놨고 어린 시절부터 촉이 남달랐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또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한 후 가족을 향한 악플에 발끈하며 "악플러들의 미래가 보인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1983년 MBC 공채탤런트 17기로 연예계에 데뷔한 정호근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왕초' '선덕여왕' '정도전' 등에 출연한 중견 배우이지만 2014년 신내림을 받고 무속인이 돼 화제를 모았다.

중견 배우 안병경 역시 무속인이 된지 27년이 됐다. 그는 지난 12월 4일 TV CHOSUN '인생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내림굿을 해주는 무당을 신어머니라고 하는데, 그분이 내가 무속인을 하지 않으면 어머니가 단명한다고 했다"며 신내림을 받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나는 아직 배우가 하고 싶어서 목이 마른데 남들이 보면 무속인이다. 주홍 글씨가 새겨졌다. 가까웠던 프로듀서가 내 이름으로 역할을 올리면 '걔 무속인이잖아' 하면서 자르는 경우도 많았다"며 "실제론 접신이 되지 않아 무속인 생활을 안했지만 이미 그 쪽 사람으로 인식돼 7, 8년 은둔 생활을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모델 방은미도 지난 2005년부터 극심한 두통과 이명현상에 시달리다 무속인의 길을 택했다. 워킹을 하지 못할 정도였고, 안면마비에 왼쪽 상반신 마비까지 왔지만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결국 신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당시 무속인의 도움으로 증세는 사라졌지만 '30세 전후로 신내림을 결정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그는 예전 MBC '기분좋은날'에 출연해 "신내림을 거부했지만 출산 후에도 다리 마비가 찾아왔고 남편은 갓난 아기를 안고 집을 나가기도 했다. 결국 아기 돌 지나고 31살에 내림굿을 받았다. 이후 하반신 마비 증상도 사라졌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1980년대 '젊음의 행진' MC를 맡으며 인기를 누렸던 하이틴스타 박미령은 20대에 신병을 앓고 무속인이 됐다. 그는 TV CHOSUN '호박씨'에 출연해 "180km로 달리다 일부러 사고를 내, 차는 폐차 했는데 난 멀쩡했다. 동맥도 끊어봤는데 죽지는 않더라"며 "더이상은 버틸 수가 없었고 내가 받아들여야 다른 식구들이 편할 거라 생각했다"고 내림굿을 받은 이유를 설명했다.

논란도 있다. 개그맨 황승환은 2016년쯤 무속인이 됐다고 알려졌고 본인은 "선사이지 무속인이나 역술가가 아니다"라고 바로잡았다. 하지만 황승환이 선사로 있다는 집에서 그를 모델로한 사주 상품을 소셜커머스에서 팔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홍보 논란이 휩싸인 바 있다.

연예인이 무속인으로 변신했다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이 많다. 한 연예 관계자는 "연예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끼'가 필수적인 직업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신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도 알게 모르게 신내림만 안받았지 '신기가 많다'는 평가를 받은 연예인들은 많다"고 귀띔했다. 최근 가장 화제간 된 정호근은 한달 예약이 가득찰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논란의 경우처럼 연예인이었던 경험을 홍보에 활용하는 것은 경계해야할 대목이기도 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