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 미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중동을 포함해야 한다면서, 아예 이름도 바꾸자고 제안했다.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제거로 양국이 충돌한 상황에서 '유럽이 미국 대신 중동 안보 문제를 떠맡고 그 비용도 부담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나토를 확장해 중동까지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나토와 중동(Middle East)을 합친 이름 '나토미(NATOME)'란 이름을 지었다며 "정말 아름다운 이름이다. 내가 잘 짓지 않았나?"라고 했다.

트럼프는 그간 중동에서의 미군 철군을 주장하면서 나토가 중동 문제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고 비판해왔다. 지금도 나토 각국은 미국의 중동 증파 요청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우리는 옛날처럼 바보가 되지 않겠다. 유럽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유럽과 함께 극단주의 테러 세력 IS(이슬람국가) 격퇴전을 벌인 것을 두고 "우리가 유럽에 큰 호의를 베풀었다"고도 했다.

냉전 시절 서방 자유 진영의 안보 동맹으로 탄생한 나토에 갑자기 중동을 포함하겠다는 건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석유 부국(富國)으로부터 방위비를 더 받아내겠다는 뜻도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이란의 위협에 대응해 사우디에 미군 3000명을 파병하며 "사우디가 비용 100%를 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날도 "모든 짐을 우리가 지는 건 공평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