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중국 장먼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박철우(왼쪽)가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한국 남자배구가 20년 만의 올림픽 본선 무대를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9일 중국 장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B조 3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카타르를 세트스코어 3대2(25―18 28―26 22―25 20―25 15―13)로 제압하고 조 2위(2승1패·승점 6)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박철우가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양 팀 최다인 20점을 쓸어담았고 전광인(16점)과 정지석(13점)도 힘을 보탰다.

만약 한국이 풀 세트를 치르지 않고 이겼다면 카타르를 조 2위로 밀어내고 조 1위로 4강에 오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첫 두 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3·4세트를 내리 내주면서 오히려 4강 탈락 위기에 놓였다.

한국은 15점제로 치러진 마지막 5세트 후반, 12―12에서 박철우의 오픈 공격과 전광인의 블로킹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들고, 14―13에서 상대 서브 범실로 힘겹게 승리했다. 임 감독은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해줘서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날 이미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여자 대표팀은 같은 날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B조 3차전에서 카자흐스탄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꺾고 조 1위(3승·승점 9)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