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이라크의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아르빌 기지를 콕 집어 공격한 것은 이 두 곳이 미국에 상징적 장소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폭격을 받은 알아사드 공군기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한 해외 미군 주둔 기지이자, 미국이 테러 단체 IS의 수장 알바그다디를 사살하는 작전을 수행한 곳이기도 하다.

공격받기 전 알아사드 기지 -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의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지난달 헬기에서 촬영한 모습.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160㎞ 떨어져 있는 알아사드 기지는 이라크에서는 둘째로 큰 공군기지다. 2001년 9·11테러 이래 미국이 이라크 작전의 주요 기지로 삼았던 곳인 데다 지난해 10월 IS의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살 작전을 수행한 곳이다. 당시 이곳에서 출격한 델타 포스와 헬기 8대가 알바그다디 은신처를 급습했다.

알아사드는 임기 만 2년이 다 되도록 해외 미군 기지를 방문한 적 없다고 비판받던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2월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비밀리에 기습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작년 11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도 이곳에 들렀다.

이라크 북부의 아르빌 기지도 미국의 IS 격퇴전의 거점이 됐던 곳이다. IS가 침투했던 시리아 국경에서 가까운 데다 IS 퇴치에 앞장섰던 쿠르드족이 밀집해 사는 곳이다. 또 2004년 한국이 자이툰 부대를 파병한 곳으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아르빌 기지를 방문했다.

중동의 미 공군 병력은 카타르에 집중돼 있어, 이라크 기지 공격은 미국으로선 뼈아픈 피해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백승훈 한국외대 연구원은 "이란으로선 자국민에게 '미국에 보복했다'고 선전하면서도 미국과 전면전은 피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