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수비대, '이슬람 신정체제 수호'라는 위상 부여
이란 정규군보다 힘 더 세⋯ 강경 시아파의 뒷배

거리에서 행진하고 있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정예군인 쿠스드군(Quds Force)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하자, 혁명수비대가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 2곳에 대해 미사일 보복 공격을 했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전력은 이란 정규군이 아닌 혁명수비대가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정규군인 '이란군'(Islamic Republic of Iran Army)과 '이슬람혁명수비대'(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 IRGC)로 이원화된 군사 조직을 갖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직속 군 조직이다. 이슬람 신정(神政)체제를 수호하고 정규군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 위상은 이란 정규군보다 혁명수비대가 우위에 있다. 이란 헌법은 혁명수비대의 역할을 ‘쿠데타 및 외국 간섭을 방어해 이슬람 체제를 수호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정규군에 대해선 국내 질서 유지 및 국경 방어로 역할을 구분했다.

혁명수비대 창설은 1979년 이슬람 혁명과 관계가 있다. 당시 이란을 통치하던 팔레비 국왕은 정권을 지키기 위해 군대에 크게 의지하고 있었다. 혁명으로 팔레비 왕을 몰아낸 호메이니(하메이니 이전의 지도자)는 혁명 이상을 지키기 위한 군사 조직의 필요성을 느끼고 혁명수비대를 창설했다.

병력 규모는 15만명 정도다. 자체적으로 육·해·공군을 보유하고 있고 탄도미사일 같은 전략무기도 관장한다. 숨진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지휘한 혁명수비대 소속 쿠드스군은 해외 무장 조직에 자금과 무기, 훈련, 군사 자문 등을 제공하는 특수 조직이다. 미국은 쿠드스군이 이슬람 테러 집단의 배후 세력으로 보고 있다.

(왼쪽부터)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이라크의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 사드르, 이슬람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는 이란 권부 안에서도 강고한 반미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과 핵협상에 나서자, 혁명수비대는 강하게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이란 핵협상 파기를 선언하자 강경파인 혁명수비대가 더욱 득세했다. 알리 자파리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서방이라는 외부의 힘에 의존하려 했다"며 로하니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자파리 총사령관은 로하니 대통령의 전임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는 공개석상에서 언쟁을 벌이다 대통령의 얼굴을 때리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의 얼굴을 때렸음에도 총사령관에겐 아무런 제재가 없없다. 이란에서 혁명수비대의 힘이 얼마나 센지 알 수 있다.

이란이 중동 내에서 세력권을 넓혀가면서 혁명수비대 힘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시리아 내전에서 이란이 지원한 정부군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한 반군을 제압했다. 이후 혁명수비대는 시리아를 발판으로 레바논, 이라크, 예멘에 진출하며 강경 시아파를 지원하며 역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