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피살 시간에 맞춰 재공격하거나 트위터에 미국과 동일하게 대응하는 등 '키사스'식 보복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키사스란 쿠란(이슬람 경전)의 형벌 방식으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처럼 비례하게 대응한다는 원칙이다.

8일(현지 시각)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주둔기지를 탄도미사일로 폭격하는 작전명 '순교자 솔레이마니'를 시행했다. 이는 지난 3일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국 공습으로 피살당한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의 이름을 딴 것이다.

미군 기지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 미사일.

특히 이란의 이번 공격 시각은 새벽 1시 20분이었다. 이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한 시각과 동일해 이란이 철저히 계산된 시점에 맞춰 미사일 공격에 나섰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과거 핵협상에서 이란 측 수석대표를 지낸 사이드 잘릴리전 대표는 이란의 보복 공격 후 자신의 트위터에 아무런 언급 없이 이란 국기를 게시했다. 이는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공습해 제거한 뒤 아무 언급 없이 성조기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던 행동과 동일하다.

이란의 키사스식 보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이란 유조선이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에 억류되자 보름 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영국 유조선을 나포했던 사건 역시 이란이 행해온 키사스식 복수의 사례다.

또 유럽이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핵합의(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서서히 발을 빼자 이란 역시 같은 수위로 핵합의 이행 수준을 단계적으로 줄인 것도 키사스식 보복과 같은 맥락이다.

이란 군부의 실세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와 이라크 내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으로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보복 공습으로 미국과 이란이 각각 한 번의 큰 공방을 주고 받으며 세계는 미국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중동연구소의 알렉스 바탄카 선임연구원은 이날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이렇게 빠르게, 또 격렬하게 보복에 나설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진정한 위험은 미국의 재반격이 이어질 경우, 중동사태가 통제불능한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