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신문·방송사 등 언론사엔 취재 차량 운전을 맡은 일명 '형님(운전기사)'들이 있습니다. 기자들이 현장에 빠르게 도착할 수 있도록 발이 되어주는 분들이지요. 언론사 사정에 따라 위탁 업체나 렌터카 업체와 계약해 차를 쓰기도 합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tbs 교통방송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통방송에는 임기직·계약직·프리랜서 기자 50여 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들도 취재하러 다니려면 차가 필요해서, 지난해까지 한 렌터카 업체와 계약해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사내에 이런 공지가 떴다고 합니다. "기존 업체 계약이 종료돼 1월 1일부터 '타다' 시스템이 적용됩니다. 취재·영상취재 기자들은 미리 타다에 가입하시길 당부드립니다." 이는 승합차 기반 차량 공유 서비스인 '타다'가 만든 '타다 비즈니스'로 현재 100여 기업에서 이용 중이라고 합니다. 서울산업진흥원 장영승 대표가 관용차 대신 이용하기로 해 화제가 된 바로 그 서비스입니다.

문제는 '타다'에 대한 택시 업계의 거센 반발입니다. 지난해 서울광장에서 '타다 OUT' 문구를 붙인 차량을 남긴 채 분신한 택시 기사도 있었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이른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교통방송 관계자는 "낭비되는 예산을 줄이고,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시범적으로 도입했다"면서 "타다와 관련된 국회 논의 사항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내 일부에선 "택시 기사의 절반이 듣는 방송이 자사 기자들에겐 '타다'를 타라고 하는 건 코미디"라는 반응도 나온다고 합니다.

지난해 방송한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선 이런 대화가 오갔더군요. "우리 공장장(김어준)께서는 택시 기사님들이나 버스 기사님들한테 특별히 잘하세요. 그분들이 다 손님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자기들은 뉴스 공장만 듣는대요." 박지원 의원 말입니다. 혹여 이 소식으로 서울 7만 택시 기사님들이 주파수를 돌리진 않을지 걱정입니다. 그러잖아도 정부 편향적 방송이란 비판을 듣는데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