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쌍용차 공장 앞에서 한상균(오른쪽) 전 민노총 위원장 등 해고자 34명이 꽃을 든 채 서 있다.

7일 오전 8시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공장 정문 앞에는 쌍용차 해고자 34명이 점퍼와 비옷 차림으로 겨울비를 맞고 서 있었다. 2009년 6월 8일 해고된 쌍용차 근로자 중 마지막으로 남은 이들이 10년 7개월, 3865일 만에 출근한 날이다. 34명 중에는 작년 말 특별 사면된 민주노총 한상균 전 위원장도 있었다. 정문 앞엔 이들의 출근을 축하하려고 민주노총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수십명이 몰렸다. 하지만 34명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눈을 감은 채 하늘을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작년 말 복직 예정이었지만, 회사가 경영 악화를 이유로 휴직 기간 연장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해직자들은 이 조치에 반발해 출근을 강행했다.

이들의 복직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서 만들어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7월 인도 국빈 방문 당시 쌍용자동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그리고 두 달 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나서서 이들의 복직에 대한 노사 합의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노사정 합의로 복직은 허용됐지만, 적자에 빠진 회사는 근무할 곳을 마련해 주지 못했다. 쌍용차는 2017년부터 11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해직자들은 "사회적 합의에 따라 출근하지만, 회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회사 측을 비난했다. 이들은 공장 안으로 들어갔지만, 공장 안엔 이들이 일할 자리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