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열리기 며칠 전부터 '기생충'은 화제였다. 지난 3일(현지 시각)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인 '네온'이 트위터를 통해 배우 송강호와 브래드 피트가 만나는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했기 때문이다. 사진 속에서 브래드 피트는 두 손으로 송강호의 손을 꼭 붙들고 반가움을 표현했다. 이들은 미국영화연구소 AFI가 초대하는 모임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송강호와 브래드 피트가 만나 서로 반가워하는 모습(맨 위),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은 피닉스(가운데), TV 미니시리즈 여우주연상을 받은 윌리엄스.

5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선 배우들의 소신 발언이 이어졌다. 치열한 경합을 벌인 드라마 영화 부문의 남우주연상을 받은 주인공은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 그는 "토드 필립스 감독은 제게 모든 것을 줬다. 그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한 뒤, 환경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채식주의자인 그는 "골든글로브가 시상식 행사에 채식 메뉴를 넣은 것이 고맙다"면서 "농업과 축산업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자. 우리가 함께 힘을 합치면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영화제) 투표도 좋지만 희생을 감수할 필요도 있다. 시상식에 오고 갈 때 개인 전용기를 탈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TV 미니시리즈 부문에서 드라마 '포스/버든'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미셸 윌리엄스의 수상 소감도 화제였다. 윌리엄스는 "여성들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성도 투표권을 지닌 커다란 주체임을 잊지 말자"고 했다.

공로상인 세실 B. 데밀상은 톰 행크스가 받았다. 행크스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다 터진 눈물을 황급히 훔치며 "아,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는데…. 저 원래 이런 모습 보이는 사람 아니에요!"라고 말해 더 큰 박수를 받았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브래드 피트의 농담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영화에 함께 출연했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언급하면서 "(디캐프리오와) 뗏목을 나눠 타겠다"고 말해 객석을 웃게 했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디캐프리오가 뗏목이 없어 죽어가는 역할을 연기했던 것을 비튼 것. 배우 디캐프리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은 마음을 위트 있게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