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전국 대학 모집정원이 수험생 숫자를 크게 앞지를 전망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 3 학생과 재수생, 대학진학률 등을 반영한 대학 입학 가능 인원은 42만893명이다. 전체 대학 입학정원인 49만7000여 명보다 적은 숫자다. 이처럼 학령인구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서울 주요 대학에 진학하려는 수요는 크게 줄지 않아 수험생 간 경쟁은 여전할 전망이다. 현장 교사와 입시전문가들은 "이번 겨울방학부터 지원하려는 전형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입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입시의 정점인 수능 응시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5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갈수록 학령인구 감소 폭이 커지고 있지만, 서울 주요 대학 진학 수요는 여전해 수험생 간 경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학종서 내신 중요성 커져… 블라인드 평가 확대 적용

최근 교육부의 정시 확대 방침에도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비중은 여전하다. 2021학년도 전국 대학의 학종 선발 비율은 24.9%로, 전년 대비 0.3%p 증가했다. 특히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학종 비율은 평균 44%에 달한다.

현장 교사와 입시전문가들은 학종에서 내신 성적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진다고 입을 모았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대학별고사연구팀장(경기 대화고 교사)은 "202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학종 지원 결과를 분석해보니 '내신 성적'이 합격과 불합격을 좌우했다"며 "학종에서 내신의 영향력이 굉장히 커진 만큼 3학년 1학기 내신 성적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학생 수 감소로 상위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이 줄어든 탓에 성적을 올리기란 쉽진 않다. 이때 수험생이 주목해야 할 건 등급이 아닌 전교 석차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자신의 전교 석차와 비슷한 선배의 지난 입시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가늠해보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블라인드 평가를 확대해 적용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서류 전형부터 고교 이름과 유형 등 각종 학교 정보를 가리는 식이다. 윤희태 서울 영동일고 미래인재교육부장은 "수험생이 어떤 학교 환경에서 공부했는지 대학이 자세히 알기 어려워 불리함을 겪을 수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기소개서 등에 자신이 고교에서 했던 활동 중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을 골라 참여 동기나 느낀점, 향후 계획 등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능 출제 범위 일부 조정

2021학년도 수능에서는 2015 개정교육과정을 처음으로 적용한다. 특히 국어와 수학의 출제범위가 지난 수능과 달라진다. 국어의 경우 기존 '독서와 문법'이 '독서'로 변경되고, '언어'가 추가됐다. 수학 가형에서는 '기하'가 빠지고 수학 나형에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가 포함된다.

수학 가형은 기존 수능보다 시험범위가 줄어든 대신 출제 문항의 난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수생을 비롯한 졸업생에게 유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수학 가형에서 기하가 빠졌지만, 대신 미적분을 어렵게 내면 시간을 적절하게 안배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평소 고난도 유형의 문제를 풀어보며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시에 지원한 수험생들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 부장은 "올해 수능은 문·이과 통합형 체제로 바뀌기 전에 치르는 마지막 시험이기 때문에 재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재수생의 비율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결과적으로 다른 전형요소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학별고사 경쟁률 치열할 듯… 지원 신중해야"

논술과 적성고사 등 대학별고사를 치르는 전형의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대학별고사로 선발하는 인원이 줄어든 탓이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사고, 특목고 등에서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학생부 위주 전형보다는 논술전형에 응시하는 경향이 크다"며 "모집인원 감소에도 이러한 학생들의 수요는 여전해 경쟁률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 팀장은 "내신 성적이 낮고 교내활동이 부실하다고 해서 수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는 6번의 기회를 모두 논술전형에 쓰는 건 위험이 크다"며 "최소 1~2개 정도는 학생부 위주 전형에 지원해보는 게 현명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대입에서 논술전형 지원을 고민하는 수험생이라면 이번 겨울방학에 각 대학의 기출문제를 반드시 살펴보는 게 좋다. 허 수석연구원은 "각 대학은 홈페이지에 논술 기출문제와 해설 등을 올려놓는다"며 "특히 수학이나 과학 문제를 내는 자연계 논술의 경우, 지원하려는 대학의 기출문제를 주어진 시간 내에 풀 수 있다고 판단되면 지원을 고려해보라"고 했다.

적성고사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가천대·삼육대·한성대 등 11개 대학에서 전년 대비 304명이 줄어든 4485명을 모집한다. 현장 교사와 입시전문가들은 내신 4~6등급의 중위권 수험생들 간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 팀장은 "가천대와 을지대 등은 국어·수학·영어 세 과목을 보지만, 일부 대학은 국어·수학만 출제하니 이를 반드시 확인해 지원해야 한다"며 "대체로 수학에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수학에 취약한 수험생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 수석연구원은 "적성고사에 대비하려면 EBS 수능특강 범위에서 문제를 빨리 푸는 연습을 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특히 이번 겨울방학에 국어, 수학 등 주요 교과의 이론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