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통속고|정윤 지음|정재승 옮김|우리역사연구재단|328쪽|2만원 ‘서울’이란 말은 어디서 왔을까? 부여에선 국토를 다섯으로 나누고, 동서남북중(東西南北中) 중심지를 ‘닷섭울(五京, 다섯+섭울)’이라 불렀다. ‘섭울’은 ‘섶나무 울타리’란 뜻으로 책성(柵城)을 의미한다. 저자는 말한다. “이후로 경도(京都:서울)를 ‘섭울’이라 하였나니라.”

독립운동가 일우(一雨) 정윤(鄭潤, 1898~1931)이 1923년 상해 임시정부에서 펴낸 책이다. '사지통속고(史誌通俗攷)'란 "역사를 세상에 널리 통하도록 연구한다"는 뜻이다. 우리말의 뿌리에 주목해 우리 민족의 나라 이름 33개, 임금·사람 이름 27개, 산과 강 이름 26개의 어원 등을 제시한다. '신라(新羅)'에 대해선 "'새나라'를 '신라'로 번역한 것"이라 말하고, '한라산(漢拏山)'은 "한 개(一個)를 '한낫'이라 하나니, 제주도 한가운데 솟아오른 한 개의 높은 산을 '한낫뫼'라 했다"고 설명한다.

책상머리 연구에서 벗어나 만주와 중국 대륙을 답사한 경험을 토대로 서술한 책. 서른넷에 일제의 사주를 받은 공산당원에게 암살당한 저자의 나라 사랑이 눈물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