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임기 1년을 남기고 사퇴한다고 한다. 문외한 정치인을 700조원 국민 노후자금 운용 책임자로 앉히더니 2년 만에 교체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조차 총선 경력 쌓기용 징검다리에 지나지 않았다.

총선용 인사는 정부 2년 차였던 2018년 6월 청와대 비서관을 교체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크고 작은 청와대 참모 교체가 8번, 총리·장차관을 대상으로 한 개각은 5번이나 있었다. 최근에도 총선에 출마하는 이낙연 총리를 위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총리로 지명하는 인사와 함께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차관들을 교체하는 인사를 했다.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크고 작은 선거용 인사가 이어진 것이다. 이렇게 나간 사람이 80여명에 달하고, 사표를 던진 낙하산 공기업 출신까지 합치면 100명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공직자 사퇴 시한인 이달 16일 전 내각과 청와대 인사들이 추가로 사표를 던질 것이라고 한다.

과거에도 있던 일이지만 이렇게 대규모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과거 정부 때 총선에 출마한 청와대와 내각 출신은 20~30명 정도였다고 한다. 그때 '청와대 공천' '총선용 개각'이라며 비판했던 게 지금의 정권이다. 출마를 염두에 둔 공직자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했겠나. 그런 사람이 정부 핵심 요직에 100여명이나 있었다. 정부의 무능엔 이 역시 큰 요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