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대표

이제는 곳곳에서 '떡 카페'를 볼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 어느덧 우리 떡이 다시 생활음식의 울타리로 들어왔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2019년에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첫 '떡제조기능사' 국가자격고시가 시행되었다. 떡의 가치가 기술과 자격증 획득 수준으로 격상되면서 또 한 번 중요한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응시자가 2900명이나 된다. 떡을 업(業)으로 하고 있거나 하려는 사람들이 이를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짐작할 만하다. 30년 넘게 우리 떡 기술을 가르쳐온 나로선 마치 자식의 늦은 혼사를 치른 듯 마음이 놓인다.

30년 전만 해도 도심이건 골목이건 제과점만 즐비할 뿐 떡 가게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재래시장에 가야 떡을 살 수 있었다. 그야말로 '명절용 소품' 정도여서 방앗간에서도 갈수록 푸대접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떡처럼 우리 삶의 의미가 잘 담긴 전통음식은 흔치 않다. 누대에 걸쳐 우리 삶 속에서 독특한 가치를 유지해왔다. 아이가 태어나고, 장성하고, 혼인하고, 자식 낳고, 회갑을 맞았을 때, 그리고 상례나 제례에서 어김없이 떡이 상에 올랐다. 통과의례를 상징하는 대표적 음식인 것이다.

나는 과거 빵과 케이크, 피자 등에 밀려 우리 떡이 홀대받던 때, 오늘처럼 떡이 다시 대접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수십 년간 대학에서 전통음식과 떡의 우수함을 가르쳤다. 서울 돈화문 거리에 최초의 떡 카페와 떡 박물관도 열었다. 이제 전국적으로 늘어난 떡 카페들을 보면 고맙고, 우리 떡이 많이 발전한 것을 느끼며 감사한 마음이다. 예전처럼 이웃 간 정을 나눌 때 떡이 오가는 날도 머잖아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