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지난주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애플·아마존 같은 신기술 기업들이 혁신의 힘으로 성장 동력을 창출해내고, 여기에 트럼프 정부가 감세와 친기업 정책으로 날개를 달아준 덕이다. 반면 한국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명목 경제성장률이 올해 1.4%에 그쳐 OECD 36개국 중 34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한다. 2017년 16위에서 2년 새 18계단이나 주저앉으며 57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1.6%)에도 뒤졌다.

과거 한국 경제는 악재를 맞아도 곧 반등하는 복원력을 자랑했다. 오일 쇼크가 덮친 1980년 1.7%에서 이듬해 7.2%로 뛰었고, 외환 위기 때인 1998년 마이너스 5.5%로 떨어졌다가 다음 해 11.5%로 치고 올라갔다.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0.8%에서 곧바로 6.8%로 급등했다. 그러나 이 정부 출범 이후엔 외환 위기 같은 돌발 사태가 없었는데도 경제가 쪼그라들기만 한다.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 탓을 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같은 영향을 받으면서도 잘 버텨내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일본 증시가 다 호조이고 시위 사태를 겪고 있는 홍콩 주가도 올 들어 12% 올랐다. 반면 한국 코스피 상승률은 3.6%에 그쳐 86개국 중 58위다.

일련의 반기업·반시장 정책들은 기업 의욕을 꺾고 경제 활력을 꺼트리고 있다. 정부는 기업이 아닌 민노총과 한배를 탔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환경·안전 규제들이 추가되면서 기업 대표이사가 되는 순간 2200여개 형사처벌 법규 대상이 된다. 국민연금까지 경영 간섭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무소불위 강성 노조는 기업 이사회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사회주의화하고 있다"는 말이 현실화되면서 많은 기업이 생산 시설을 해외로 옮기거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에 투자하려던 글로벌 기업들은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경제단체장들은 신년사에서 "기업이 정치에 발목 잡혔다" "다시 일어서느냐 주저앉느냐 기로에 서 있다"고 호소했다. 그래도 아무런 메아리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