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마커바이오 진동훈 대표

암이라는 병의 치료 방법으로는 누구나 '항암제'를 떠올린다. 하지만 많은 암 환자들이 자신에게 약효가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항암제를 사용한다. 3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면역관문억제제조차 환자 반응률이 15~45%에 불과하다. 성공률이 절반도 안 되는 것이다. 몇 천만 원짜리 약을 쓰고도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절망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2016년 12월 22일 설립된 웰마커바이오(대표 진동훈)는 이러한 암 환자들의 고통과 괴로움을 덜어 줄 희망과 같은 벤처기업이다. 서울아산병원 초대 신약개발센터장 출신인 진동훈 대표는 현재도 서울아산병원과 울산대 의대에서 교수를 겸직하고 있으며, 신약개발센터를 이끌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을 위해 바이오마커를 개발하고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된 진 대표는 2016년 12월 서울아산병원 1호 스핀오프 기업인 웰마커바이오를 세웠다.

웰마커바이오의 주력 기술은 치료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 개발이다. 이 치료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혁신형 항암제를 만들어낸다.

바이오마커(생체지표)란 단백질, 유전자 등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말한다. 보통 진단이나 약효 예측 등에 사용된다. 웰마커바이오가 바이오마커로 정한 특정 단백질이나 유전자가 있는 환자는 해당 치료제에 반응한다.

진 대표는 "바이오마커를 이용하면 사전에 약효가 있을지를 알 수 있고, 환자 맞춤형 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다"며 "환자의 고통과 경제적 부담까지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 식품의약국(FDA) 임상 1부터 최종 승인까지 받을 확률이 8.7%인데 바이오마커가 있으면 그 확률이 26.7%로 무려 3배가 높아진다"며 "우리는 확률적으로 높은 게임을 하기 위해 바이오마커와 항암제를 같이 개발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는 암 환자에게 고가의 항암제부터 투여했다. 이렇게 하면 환자의 고통은 큰 반면 효능은 그리 높지 않았다"며 "소위 '약발' 없는 약을 줄여나가는 게 우리 일이다"라고 회사의 역할을 설명했다.

현재 웰마커바이오가 개발 중인 혁신형 항암제는 총 7개이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WM-S1(대장암 치료제)과 WM-A1(폐암 치료제)이 있다. 둘 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전주기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돼 연구가 진행 중이다.

치료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기반으로 혁신형 항암제를 만들어내는 벤처기업 웰마커바이오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정부의 지원을 받아 비닛샤 국립의대 및 포딜야 지역 암센터 등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 글로벌 신약 개발에 힘쓰고 있다.

WM-S1의 경우, 유럽 암 컨소시엄에 속해있는 싸이토젠과 액체생검 기술을 이용한 바이오마커 진단법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연구 협력을 진행 중이다. WM-S1은 창업 당시 선도물질 단계였으나, 전임상 단계까지 단 2년 만에 진행돼 웰마커바이오의 빠른 개발 속도를 입증했다. 또 WM-A1은 2020년 전임상 진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면역 항암제로 개발된다.

WM-S1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웰마커바이오의 핵심 경쟁력은 신약연구센터와 바이오연구센터가 긴밀하게 협업하며 신약 합성과 효능 평가 연구를 유기적으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개발 속도가 과거에 비해 두 배 정도 빨라졌다.

혁신형 항암제 개발을 위해 해외 연구진과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웰마커바이오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정부의 지원을 받아 비닛샤 국립의대 및 포딜야 지역 암센터 등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양해각서는 비닛샤 국립의대 내에 글로벌 비임상센터를 설립하고 포딜야 지역 암센터로부터 암환자 임상 샘플을 받는 등 항암 신약 연구에 협력하는 내용이다.

웰마커바이오 측은 "동서양을 넘나드는 글로벌 신약 개발 전진기지를 마련하기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됐다"며 "인종, 식습관 및 생활환경에 따라 유전자 형태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서 서양인 암환자에 맞는 신약 개발 실험을 하게 되면 임상 예측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웰마커바이오는 한국원자력의학원과도 항암제 개발을 위한 공동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향후에도 과제별로 다양한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와 협력을 통해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진 대표는 '사람이 자산'이라는 경영철학을 갖고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웰마커바이오 관계자는 "직원들을 해외 유수 대학이나 연구소 등에 파견 및 연수를 보내 향후 회사를 이끌어갈 핵심 인재로 양성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