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19일 학교 측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표를 낸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

진 교수는 이날 오후 8시 20분쯤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서 "오늘 마지막 수업 마치고 미리 써놓았던 사직서를 냈다"고 밝혔다. 그가 함께 올린 사직서에는 "본인은 일신 상의 사유로 2019년 9월 10일자로 사직하고자 하오니 수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다. 또 최종 근무일은 2019년 12월 31일로 기재됐다.

진 교수는 5분 뒤에는 "내가 돈이 없지, ‘가오’(얼굴을 뜻하는 일본어로 체면이나 자존심을 뜻한다)가 없나. 이젠 자유다!"라는 글도 남겼다.

진 교수가 사직서를 작성한 날짜인 지난 9월 10일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이 뜨거웠을 때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딸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직후였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학교 측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대표적인 좌파 논객이었지만 초기부터 ‘조국 사태’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는 9월 말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보가 거의 기득권이 돼버렸다는 느낌이 든다"며 "윤리적으로 완전히 '패닉'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과 서울대 82학번 동기인 진 교수는 한 특강에선 "(조 전장관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조)국이와 나는 친구지만 그렇다고 정의를 외면할 수도 없다"고 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글을 올린 직후에 작성한 또 다른 글.

진 교수가 당적을 두고 있던 정의당에 탈당계를 낸 시점도 사직서 작성 시기와 비슷하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9월 24일 "진 교수가 추석(9월 13일) 연휴 전에 탈당계를 제출했다"면서 "오늘 저와의 통화에서 진 교수는 정의당을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진 교수는 2012년 2월 동양대 교양학부 전임교수에 임명됐다. 당시 진 교수는 최종 학위가 석사였고, 박사 학위가 없는 탓에 정당한 임용 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