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형편이 어려워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김해외고에 입학해 첫 시험에서 전교 127명 중 126등을 했지만,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송영준(18·사진)군이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최종 합격했다. 영준이는 지난 9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일반 전형에 지원했고, 지난 9일 발표된 서울대 수시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 내신 성적과 고교 활동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수능 위주로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정시에 비해 내신 성적이 훨씬 중요하다. 담임 정해령 교사는 "영준이는 문제 풀이만 능하거나, 어쩌다 운이 좋아 만점을 받은 아이가 아니다"라며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성실하게 3년을 보내 내신 등수가 전교 2등"이라고 말했다. 수시 모집에서 합격하면 정시 모집엔 지원할 수 없다.

영준이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공고로 전학하려고 했지만, "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니 공부하자"는 선생님 말에 공부를 계속했다. 영준이는 고교 3년간 삼성장학재단과 조현정재단 등에서 1000만원을 받아 생활비에 보탰다.

영준이의 사연이 알려지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정산장학재단, OK배정장학재단, KT 등이 장학금을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알려왔다. 정산장학재단은 지난 10일 장학금 수여식을 열어 영준이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LH는 올해 처음으로 변창흠 사장이 외부 강연을 통해 받은 강연료 등으로 'LH CEO 장학금'을 만들었는데, 영준이를 '1호 CEO 장학생'으로 선정했다. 재단과 기업뿐 아니라 익명의 개인들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