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제공

농심이 지난 2월 출시한 신라면건면이 뜨거운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신라면건면은 출시 250일 만에 5000만봉 판매를 돌파한 데 이어, 연말까지 6000만봉 판매를 앞두고 있다. 올해 새로 나온 라면 80여종 중 최고의 히트 신제품으로 꼽히는 이유다.

신라면건면의 인기는 라면 시장 매출액 순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시 다음 달인 3월부터 9위로 치고 올라간 신라면건면은 이후 꾸준히 10위 안팎을 오르내리는 성적을 이어가며 전통의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제품으로 성장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시장에서 10위권은 신라면,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 육개장사발면 등 메가 브랜드들이 포진하고 있는 영역"이라며 "올해 PB 제품을 포함해 80여종의 신제품이 출시된 가운데 신라면건면만이 유일하게 10위권에 오르내리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면건면이 이처럼 인기를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자들은 특유의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최고로 꼽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고유의 국물은 그대로 살리면서, 튀기지 않은 면을 사용해 '맛'과 '깔끔함'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신라면건면의 인기는 세대를 가리지 않는다. 출시 초반에는 낮은 칼로리로 20~30대 여성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었고, 점차 깔끔하고 개운하다는 소문이 퍼지며 40~50대 소비자까지도 신라면건면을 즐겨 찾고 있다. 최근엔 신라면건면을 자신의 조리법대로 먹는 레시피들이 인터넷에서 공유되고 있다. 특히 새우나 조개 등 해산물을 곁들이거나 버섯과 야채를 넣어 먹는 레시피가 인기다. 농심 관계자는 "자신만의 레시피가 개발되고 공유된다는 것은 마니아층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신라면건면은 단순히 면을 변경하는 것을 넘어, 면과 국물의 조화를 높임으로써 맛을 한층 끌어올린 제품이다. 기존 신라면블랙이 진한 국물 맛으로 라면 시장의 새 장을 열었다면, 신라면건면은 깔끔함과 담백함으로 승부를 겨룬다는 것이 농심의 목표였다. 농심은 신라면 맛이 나는 국물에 건면을 더한 '가벼운 신라면'을 콘셉트로 정하고 제품 개발에 나섰다.

웰빙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맞물려 다양한 간편식과 서비스가 나타나는 트렌드도 개발에 힘을 더했다. 라면 시장에서 냉면, 쌀국수 등 이색 제품과 야채라면 등 건면 제품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농심은 2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신라면건면을 내놓았다. 국가대표 라면인 신라면을 새롭게 건면으로 구상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특히 유탕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으로 바꾸면서도 동일한 국물 맛을 내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정이었다. 신라면의 깊은맛은 살아있으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주기 위해 연구원들은 2000번이 넘는 관능 평가를 통해 재료의 미세한 배합비까지 조율했고, 마침내 '가벼운 신라면' 만들기에 성공했다.

신라면건면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건면에 대한 호감을 이끌어내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고, 건면 시장을 이끄는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특히 그간 라면을 잘 찾지 않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건면의 영역을 확고히 다진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건면의 인기가 건면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해준다고 보고, 다양한 건면 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