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수도관 등 17가지 매설
위치, 깊이 등 정확하지 않아
'싱크홀' 발생 등 미리 예방해

부산의 도로 땅 밑엔 뭐가 있을까? 상·하수도관, 도시가스관, 전선, 통신선···. 17가지나 된다. 지하 시설물 종류도 많지만 그걸 관리하는 기관들도 제각각이다. 때문에 각종 공사를 하려면 진땀을 흘려야 하고 관련 기관들 각자 관리를 해야 하니 예산 낭비도 적잖았다. 종종 땅이라도 꺼지면(싱크홀) 혼비백산이다.

부산시는 "시와 부산시설공단, 부산환경공단,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KT 등 종전 관할 시설물에 대해 각자 따로 관리와 운영을 하던 8개 기관들이 협업해 종합적, 체계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부산시와 부산시설공단, 한국전력공사 등 관련 기관들이 최근 부산시청에서 상하수도관, 전선관 등 지하시설물의 통합 관리를 하기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이를 위해 향후 2년에 걸쳐 지역 주요도로들의 상·하수도관 등 17가지 지하 시설물에 대한 실태 조사와 안전점검을 하기로 했다. 이 조사와 점검은 ‘지표투과 레이더(GPR) 탐사’를 통해 이뤄진다.

시 측은 "이 조사는 시내 주요도로 5800km를 대상으로 진행된다"며 "이들 도로 아래에 있는 17가지 시설물의 위치와 깊이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싱크홀의 원인이 되는 ‘지하 빈 공간’ 존재 여부 등을 살필 계획"이라고 말했다.

종전 같으면 기관별로 각자 관할 관로에 대해 조사하던 걸 시가 일괄적으로 함에 따라 1500km에 대한 조사 비용 22억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시 측은 보고 있다.

시 측은 "이로써 조사에서 발견된 ‘지하 빈 공간’을 미리 메워 싱크홀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등 부산지역 지하시설물에 대한 관리가 보다 과학적, 체계적으로 이뤄지게 됐다"며 "관로 위치와 깊이를 정확히 파악해 공유함에 따라 공사를 하다 상수도관을 터뜨린다는든지 하는 사고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