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제공된 샤프〈사진〉의 품질에 대한 수험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수능 시험에는 일괄 제공되는 샤프만 사용할 수 있는데, 올해는 지난 8년간 썼던 제품과 달라졌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고장난 수능 샤프를 장시간 교체받지 못해 시험을 망쳤습니다. 다시는 이런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수험생은 "수학 시험을 치르던 중 샤프가 고장났는데 교체에 10분이 걸렸다. 일분일초가 중요한 시험인데 시간을 뺏기게 되니 심장이 쿵쾅거리고 손이 덜덜 떨려서 문제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샤프심이 안 나와서 한 시간에 세 번이나 교체했다" "영어 듣기 시간에 딸깍딸깍 샤프심 누르는 소리 때문에 집중이 안 됐다"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샤프 소리 중 제일 컸다" 등 샤프에 문제가 있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포털의 필기구 동호회에는 "올해 수능 샤프 성능은 솔직히 별로"라며 "샤프심이 부서지는 문제가 가장 크고, 누를 때 소리가 커 고사장에서 시끄러울 수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시험 감독을 했던 한 교사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해 수능 감독을 하며 샤프를 세 번 교체해줬다"며 "감독을 지금까지 열두 번 했는데 불량 샤프가 나와서 교체해준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샤프는 문제를 풀기 위한 보조 기구일 뿐이기 때문에 구제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평가원에 따르면, 수능 샤프는 매년 공개 입찰에서 기술평가(90%)와 가격평가(10%)를 합산해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