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란 영향, 높은 파도 치는 제주 바다

[제주=뉴시스] 강경태 기자 = 바닷물 유입을 막아 지하수 오염을 방지하고, 천연 제방 역할을 하는 제주도내 해안사구 면적이 과거 13.5㎢에서 2.38㎢로 82%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전국 최대사구였던 제주시 구좌읍 김녕~월정 해안사구는 0.1㎢ 미만인 소형사구로 줄어들어 소멸위기에 놓여 보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은 4일 오후 3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린 제주도 연안습지 보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행정당국의 항·포구와 해안도로 개발과 택지 등으로 도내 연안습지 상당 부분이 파괴됐다”며 “해안사구 보전 조례를 제정해 국유지에 한해서라도 개발 행위를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안사구는 조간대에 있다가 바람에 의해 유입된 모래가 쌓인 곳으로 영양 염류를 통해 해안생태계 영양 순화를 담당하고, 내륙으로 염분 유입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공유수면인 조간대에 비해 사유지가 많고 제도권의 보호 사각지대에 있어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양수남 대안사회국장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해안사구 면적이 과거 1970년대 13.5㎢에서 현재 2.38㎢로 11.17㎢가 감소했다. 이는 마라도 면적(0.3㎢)의 37배, 축구장 면적의 1354배에 해당한다. 특히 사구별로 과거 면적이 가장 넓었던 제주도 김녕~월정 사구는 3.98㎢에서 0.1㎢ 미만인 소형사구로 줄어들었다.

사구가 줄어든 이유 가운데 약 80% 이상 해안도로 개발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해안사구가 주변 산지보다 상대적으로 고도가 낮고 평평하기 때문에 도로 개설이 쉽기 때문으로 보인다.

양 국장은 “도로 개설로 해안 접근성을 높이고 관광객과 주변 농업시설 운영이 편리해 다른 시설물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특히 제주도가 전 해안에 도로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해안사구와 조간대 파괴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도 습지보전조례에 해안사구가 포함되지 않아 보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고, 중요성이 확인된 해안사구와 주변 연안습지를 습지보전지역로 지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우리나라 사구 분포현황을 조사한 결과 199개 사구가 확인됐으며, 제주에는 총 14개 해안사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 해안사구는 이호, 곽지, 협재, 하모, 사계, 표선, 섭지코지, 신양, 하도, 평대, 월정, 함덕, 중문, 김녕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