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가 구청장과 서울시의원 등의 선거운동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직원을 징계하지 않고 오히려 승진시켰다가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감사원이 3일 공개한 '강북구·금천구 기관운영감사' 결과에 따르면 강북구는 지난해 12월 검찰에서 소속 공무원 7명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다는 범죄처분 결과통보서를 받았다. 이들은 박겸수 강북구청장 등의 지방선거 홍보물 제작과 공약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방공무원법 등에 따르면 수사기관에서 소속 직원의 기소 통보를 받은 임용권자는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한 달 안에 징계 의결을 요구해야 한다. 그런데 강북구는 올해 6월까지 서울시인사위원회에 직원 7명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았다. 또 이 중 7급이었던 직원 A씨를 올해 1월 6급으로 승진시켰다. 강북구의 승진심사 기준에 따르면 A씨는 검찰 조사에 연루됐기 때문에 승진 제외 대상이다.

강북구 감사담당관실은 승진심사에 필요한 청렴성 평가에서 A씨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자 강북구 인사 담당 부서는 A씨에 대해서만 청렴성 검증 항목을 변경해 감사담당관실에 재검증을 요청했다. 해당 부서는 이후 감사담당관실로부터 결격 사유에 '해당 없음'이라는 평가 결과를 받고 인사위원회에 결격사유가 없다는 심사자료를 제출했다. 인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이 자료를 근거로 승진심사를 해 A씨를 승진임용 대상자로 의결했다.

박 구청장은 자신의 선거운동에 구청·구의회 공무원들을 동원한 혐의로 지난 6월 28일 1심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강북구 직원 7명 중 6명도 벌금 20만∼300만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감사원은 강북구청장에게 공무원 승진심사를 위한 인사위원회 운영 등 업무를 태만히 한 관련 직원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기소된 공무원에 대해 타당한 사유 없이 징계 의결 요구를 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