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방문한 미국 뉴욕의 프롭테크(Proptech·부동산+기술) 전문 벤처캐피털 메타프롭의 잭 슈워츠먼 파트너는 "블록체인 기술을 부동산에 접목하면 수많은 부동산 서류와 은행·변호사 등 중개자의 개입 필요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블록체인은 '종이 서류 산업'이라 여겨졌던 부동산에도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대표적인 3가지를 소개한다.

미국 뉴욕의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전문 벤처캐피털 메타프롭의 잭 슈워츠먼 파트너(왼쪽)와 서현우 탐험대원.

종이 서류 없는 거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 계약서를 온라인으로 처리하고 불특정 다수가 저장·기록하면 거래 비용이 많이 줄어들 수 있다. 매년 3억4000만건(2017년 한국 기준), 2500억원어치씩 발급·열람되는 부동산 관련 증명서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서류가 오가는 과정에서의 위·변조 범죄도 줄어들 수 있다.

부동산을 '코인'으로 만들어 투자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보통 수억원 단위의 거금이 필요하다. 블록체인과 암호 화폐(코인)를 활용하면 부동산을 '코인'으로 변환해 소액으로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경이 없는 암호 화폐 거래소의 특성을 활용해 해외 부동산에 간접 투자도 할 수 있다. 언닷알이(Earn.RE)의 애런 로먼 CEO는 "이론적으론 월세나 주택담보대출 이자도 코인화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건물 시공도 이제 투명하게

건축 과정에 들어가는 자재나 하도급 비용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종종 분쟁이 일어나고 부실시공 논란도 불거진다. 만약 블록체인 기술이 자재 매입과 시공 과정에 접목되면 투명성이 강화돼 비용의 불필요한 누수를 막을 수 있다. 영국 런던에 있는 프롭테크 회사 코어쥐트(Coadjute)는 건설사와 손잡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내년 3월쯤 공개될 시스템은 투자·건축·시공 등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열람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코어쥐트 존 레이놀즈 CEO는 "블록체인을 통해 주택시장의 불신을 줄이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