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 PPL 거절 당했던 펭수, 지금은 영상 한 편에 5000만원
업체들 펭수 모시기 경쟁 치열 "몸값 오르기 전에 잡자"

EBS 캐릭터 ‘펭수’가 직장인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 현재 광고업계에 알려진 펭수의 1년 기준 광고 모델료는 2억원에서 5억원 수준이다. 펭수가 기업 제품을 사용하는 동영상 콘텐츠 1편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는 형태의 광고비는 약 5000만원 선으로 알려진다.

두 달 전과 비교하면 펭수의 몸값은 하늘과 땅 차이다. 지난 10월 초 펭수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 구독자가 10만 명이 조금 넘었을 때 펭수는 한 편의점 운영업체에 동영상 제작 관련 협찬, PPL(간접광고) 등을 문의했다 거절당한 바 있다. 펭수의 몸값이 사실상 제로(0)였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 펭수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고 그만큼 몸값도 올랐다.

210㎝ 키의 펭귄 인형을 쓴 EBS 캐릭터 ‘펭수’.

펭수는 EBS가 지난 4월 선보인 방송 캐릭터다. 이름은 ‘남극 펭’ 씨에 빼어날 수(秀), 나이는 열 살, 키는 210㎝다. 거주지는 경기 고양시 일산에 있는 EBS 본사 소품실이다. 당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캐릭터로 기획됐지만, 엉뚱하고 당돌한 성격으로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현재 펭수는 의류, 식품, 화장품 등 유통업계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구매력을 갖춘 20~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펭수를 광고 모델로 기용해 자사 제품 판매를 늘리려는 목적에서다.

지난 27일에는 펭수가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숍 네이처컬렉션에서 교육을 받고 제품을 판매하는 직업 체험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이 영상은 이틀 만에 조회 수 84만 건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아직 동영상 노출 기간이 짧아 제품 판매 증가 등 눈에 띄는 효과는 없지만, 조회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만큼 추후 펭수 효과가 분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8일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 예약 판매된 펭수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저자 EBS×펭수)’는 출시 3시간 만에 1만 부가 팔려나갔다. 1분당 판매 권수는 56권으로, 분당 42권 판매됐던 2017년 5월 ‘타임’지 문재인 대통령 커버 편을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 27일 ‘펭수’가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숍 네이처컬렉션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직업 체험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이 영상은 이틀 만에 조회수 84만건을 기록했다.

펭수의 몸값은 더 오를 전망이다. 광고업계에선 펭수를 JTBC 아나운서 출신 장성규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워크맨(Workman)’과 비교한다. 구독자 339만 명에 이르는 워크맨의 1편당 광고비는 약 1억원이다. 광고는 펭수처럼 장성규씨가 기업 현장을 찾아 일일 직원 체험 등을 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는 형태다. 워크맨은 이미 내년 상반기까지 동영상 제작 협찬 및 광고를 하려는 기업들로 꽉 차 있는 상황이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20~30대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고 유튜브를 보는 수많은 소비자에 의한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부분을 고려하면 펭수의 광고비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펭수 몸값이 오르자 애태우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몸값이 오르기 전 펭수 광고를 하고 그 효과를 보려고 했지만, 펭수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펭수 유튜브 광고를 기획 중인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EBS와 펭수 광고를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며 "가능하면 빨리 펭수와 광고를 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