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앙대 지부 "표현의 자유 침해"
앞서 서울대·한국외대 등도 대자보 철거

한국외대와 서울대에 이어 중앙대도 "비방·정치적 내용의 대자보에 인가(認可) 도장을 찍어줄 수 없다"며 홍콩 시위 관련 대자보 부착을 사실상 금지했다.

중앙대는 25일 "한국인 학생과 중국인 유학생의 충돌을 우려해 홍콩 시위 관련 대자보를 모두 철거한 상태"라며 "중국인 유학생회 회장이 찾아와 ‘불쾌하다’ ‘우리도 붙이게 해달라’고 항의하는 등 양쪽의 충돌이 우려돼 예방적으로 한 조치"라고 했다.

지난 20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법학관에 게재됐던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찢겨 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대 캠퍼스 지부 측은 지난 21일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붙이기 위해 중앙대 학생지원처를 찾았으나 허가를 받지 못했다. 중앙대는 학내에 대자보를 게시하기 전 학생지원처의 인가(認可) 도장을 받도록 하고 있다.

민주당 중앙대 지부 관계자는 "계속 허가해줬던 대자보를 이제 와서 ‘누구를 비방하거나 정치적인 내용이라 안된다’는 학생지원처의 주장이 납득 가지 않는다"며 "특히 다툼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중국 유학생의 대자보도 못 붙이게 했다 점에서, 입장 또한 서로의 입장차를 떠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중앙대 측은 "교내 면학 분위기가 저해돼 갈등을 사전에 방지하자는 취지로 결정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동작구 중앙대 서울캠퍼스 내 홍콩 시위 관련 대자보는 모두 철거된 상태라고 한다.

앞서 지난 22일 서울대에서는 중앙도서관 벽면에 설치했던 레넌벽이 20일 학교 측 권고에 따라 철거됐다. 사전에 도서관 행정실의 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지난 19일 한국외대도 "무책임한 의사 표현으로 학내가 혼란에 빠지고 질서가 훼손된다면 대자보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홍콩 시위 지지 내용의 대자보를 모두 철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