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20일(현지 시각) "한·미 동맹은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며 "지난주, 이번 주,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몇 주가 한·미 동맹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저녁 미국 비영리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뉴욕 맨해튼 플라자 호텔에서 주최한 연례 만찬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지금은 한·미 동맹의 미래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시기"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문제, 한·미 방위비 분담금 갈등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한·미 동맹에 대한 고언을 쏟아냈다.

브룩스는 현재의 한·미 동맹 상태에 대해 "긴장이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현재 자국 이익만 앞세우는 국가주의(nationalistic interest)에 동맹의 미래가 종속돼 있다"면서 "나는 한국과 미국의 국가주의적 정책이 동맹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현실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룩스, 코리아 소사이어티서 연설 -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20일(현지 시각) 미 비영리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뉴욕 맨해튼 플라자 호텔에서 주최한 연례 만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그는 “한·미 동맹은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2016년 4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주한미군 사령관을 지낸 브룩스는 동맹국으로서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한국은 동북아시아 안보와 평화의 린치핀(핵심 축)"이라면서 "개인적으로 한국은 내가 사랑하는 장소이며 내 마음이 머물고 있는 곳"이라고 했다.

브룩스는 지소미아와 관련해 "만일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엔 단순히 (한·일) 양국이 (군사) 정보 교환을 하지 못한다는 것 이상의 피해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한국과) 일본 관계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고, (한·미·일) 삼각 협력의 메커니즘도 쇠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소미아는 브룩스의 주한미군 사령관 재임 기간에 체결(2016년 11월)됐다.

브룩스는 방위비 협상으로 불거진 양국 갈등에 대해 "나는 한·미가 깊고 양질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양국이 방위비와 관련해 꽤 큰 이견을 보이고는 있지만 결국엔 쌍방이 합의 가능한 가격을 도출해 내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브룩스는 주한 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 "주한 미군은 한·미 동맹에 핵심 축이 되는 요소다. 나는 (한국 내) 반미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나, 한국의 중요성을 잊은 미국인들이 이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함께 고난을 헤쳐나가는 것이 '같이 갑시다'의 정신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같이 갑시다'를 또렷한 한국말로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