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후 대표적 일본 브랜드로 공격받았던 의류 회사 유니클로가 최근 방한 내의(內衣) 무료 증정 행사를 했다가 이번에는 '의도적인 혐한(嫌韓) 마케팅'이라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유니클로가 다른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행사를 진행했지만, "한국인이 공짜를 좋아한다는 인식을 퍼뜨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한 것"이라는 음모론이 나온다.

유니클로는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 '겨울 감사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1년에 두 차례 여는 할인 행사로, 이번에는 할인 판매와 함께 방한 내의 '히트텍'을 무료로 증정했다. 가격에 상관없이 제품을 구매하면, 총 10만 장을 증정한다는 내용이다. 이 회사는 올해 미국·캐나다·호주 지사 등에서도 제품 무료 증정 행사를 진행했다.

문제는 행사가 너무 큰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다. 매일 전 지점에서 90~100장 정도의 수량을 준비해 선착순으로 증정하는데, 사람들이 몰리면서 오픈 1시간 만에 사은품이 품절되는 곳도 나왔다. 인터넷에서는 유니클로 계산대 앞에 줄이 늘어선 사진이 화제가 됐다.

그러자 유니클로가 이런 모습을 연출한 것이라는 음모론이 등장했다.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는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조선인들은 공짜라면 오금을 못 편다' 등이 일본인들의 대표적 혐한 담론이었다"며 "히트텍 무료 배포는 '공격적 마케팅'이 아니라 '혐한 마케팅'"이라고 했다.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은 유니클로가 재고를 털기 위해 행사를 한 것" "불매운동을 무력화하려는 행사" 등의 분석도 온라인에선 공유됐다. 유니클로 제품 구매자들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 유튜버는 줄 서 있는 구매자들에게 호통치는 모습을 찍어 올렸고, 이들을 '내복 거지' '돈에 넘어간 매국노' 등으로 조롱하는 글도 올라왔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올해 한국 진출 15주년을 기념하며 준비한 행사일 뿐 다른 배경은 없다"고 했다.